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쇄계2013.09] Special Interview-한국폰트협회

_인터뷰_/Fonts & People

by 월간인쇄계 2014. 6. 9. 10:54

본문

 

최근 인쇄와 출판, 음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공통된 이슈는 바로 저작권과 사용권으로 조금씩이나마 제작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증가해 정품 솔루션을 구매, 사용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저작권과 사용권을 받아들이지 않고 불법적으로 복제판을 사용하고 있는 일부 소비자와 영세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업체의 단속을 위한 단속 등 악순환이 한번에 해결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는 인쇄산업과 폰트산업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쇄 산업인들은 강압적인 단속과 출력을 담당하는 인쇄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단속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폰트 산업인들은 일부 업체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불법 폰트 사용과 사용권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발생되는 2차 피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에 지난 8월 12일 진행된 한국폰트협회 손동원 회장과 정석원 마케팅 자문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 국내 폰트 산업 현안과 이에 대한 의견, 한국폰트협회 향후 목표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손동원 회장은 불법 단속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한계가 있고 이는 과정일 뿐 절대적인 답이자 해결안은 아니라고 의견을 개진하며 “분명한 것은 인쇄 출판 산업이 존재하는 한 폰트 역시 공존해야 하는 부분으로, 지금이야 말로 인쇄 산업과 폰트 산업이 의견을 공유하며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시점”임을 강조했다.        

 


Q 현재 국내 폰트 시장의 주요 이슈를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손동원 회장 : 가장 심각한 이슈는 폰트 산업의 모태라 할 수 있는 DTP 시장의 몰락입니다. 이건 DTP 시장의 침체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인쇄기와 출력기 등 하드웨어 장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별도로 폰트를 구매해야 한다는 인식이 희박해지고 있어 매우 위험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른 디지털 기기의 폰트가 단기간에 제작 가능한 반면 DTP 시장은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장기간 개발해 내놓는 시장인데, 이 시장이 없어진다는 것은 폰트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 지는 것입니다. 이에 스스로 반성하는 부분이 동반자가 아닌 일방적인 공급자, 수용자 관계로 접근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전환시키자는 의도 아래 서울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과의 협동사업도 기획했는데 시기적으로 늦은 면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는 협회 산하의 DTP 분과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인쇄 협회와 조합 등 인쇄산업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며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한글폰트 시장의 주요 이슈는 폰트 생산자 입장에서는 불법 복제 사용 근절을 위한 단속으로, 인쇄업계에서는 디자인사가 아닌 출력을 담당하는 인쇄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단속에 대한 부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의견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손동원 회장 : 그에 대한 의견은 저 역시 인정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폰트 시장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로 생성된 데에 기인했다 봅니다. 초기 폰트 시장의 구체적인 구매 대상은 DTP라 일컬어지는 출력소였습니다. 때문에 서비스를 하는 출력업체와 인쇄사가 모든 부담을 지는 구조로 인쇄사 입장에서는 질문과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죠. 트루타입이 생겨나면서 엔드 유저인 디자이너 층에게 구매가 이루어진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생산자 입장에서는 적정 가격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법 복제와 같은 편법이 횡행했던 것이지요. 이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피해를 입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구조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 아래 다양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결성된 한국폰트산업협동조합이 각 분야별로 의견을 취합해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해 낼 계획입니다.


▲ 지난 7월 개최된 e-book, e-learning 환경하에서 서체정책에 대한 관련 단체 간담회

 
Q 지난 7월, e-book, e-learning 환경하에서 서체정책에 대한 관련 단체 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손동원 회장 : 과거 폰트산업 시장의 형태가 DTP시장과 OEM 시장 등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반면 현재는 디지털 장비의 발전과 확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폰트 생산자들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한국폰트협회에서도 e-book과 웹 폰트 등 새로운 분야에 적용되는 즉각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7월 e-book과 e-learning 분야의 실무자들을 초청해 현재의 산업 이슈와 어려움을 폰트 생산자들이 경청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날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는 바로 e-교과서였습니다. 현재 e-교과서는 저작권과 라이센스 문제로 인해 나눔체와 서울시 서체 등 무료폰트로 제작을 해결하고 있어 폰트 생산자 입장에서는 e-교과서 시장을 잃어버리고, 소비자는 다양한 폰트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획를 박탈 당하는, 즉 양 쪽 모두 손해인 상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무료폰트의 사용 확대는 폰트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범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부분은 폰트 생산자인 우리 역시 이러한 문제에 일부분 그 역할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바로 생산자인 우리 스스로 대안을 내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도 반사적으로 행동을 취했을 것이라는 말이죠.
저의 의견을 더 덧붙이자면 현재 상용화되는 폰트의 종류는 약 4천종인데 실질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폰트가 매우 제한적인 것은 문화적인 퇴보라 생각합니다. 이에 상생의 관계를 위해 모색하고자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전자출판협회와 함께 기획하고 있는 세미나를 비롯한 계속적인 연락과 협조를 통해 변화될 것이라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Q 말씀해 주신 것처럼 현재 e-book과 웹 폰트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변화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손동원 회장 :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각 폰트 생산 기업 별로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한국폰트협회에서 정책을 마련해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이를 조성하는 데 힘든 환경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와 유통자, 관련 단체, 유관 협회 단체와 밀착해 의견을 듣고 공유해 합리적인 방향을 제시해 나가야겠지요.



 
Q e-book과 e-magazine 등이 대부분 오프라인 종이 인쇄의 폰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이에 따른 사용권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손동원 회장 : 많은 분들이 저작권과 사용권(라이센스)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 질문해 주신 사례를 정확히 분류하면 사용권에 해당됩니다. 이는 산업의 발달에 맞추어서 새롭게 형성된 형태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사용권에 대한 명시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아 암묵적으로 이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폰트 생산자들이 명확하게 사용자 유의 사항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예로 ‘이 폰트는 인쇄, 출판 이미지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나 기타 용도로 사용할 시에는 별도의 사용권을 취득해야 한다’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사용자가 정확히 인지를 못하거나 외면 하고 있습니다.
 
Q 생산자와 소비자의 의식 전환을 강조하고 계시는데, 매우 어려운 작업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손동원 회장 : 한국폰트협회 회장직을 맡은 이후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이 폰트 생산자가 가지고 있는 패배의식을 버리자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쳤냐고 물으신다면 자신있게 대답하기는 힘들겠지만, 계속해서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이제는 이 요구를 조금 더 맞추고 협회와 메이저 회사가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 강구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 봅니다. 이와 같은 전략은  단순한 가격인하가 아닌 스스로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작업이 포커스가 될 것입니다.
 
Q 회장님께서는 앞으로 국내 폰트 시장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손동원 회장 : 일차적으로는 만연되어 있는 불법과 편법에 대한 인식 제고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일부 분들은 ‘또 단속 이야기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계속 강조하는 것이 불법 사용의 제일 큰 피해자는 폰트 생산자가 아닌 정상적으로 구매한 소비자라는 것입니다. 불법 사용자와 원가 경쟁력이 다르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때문에 폰트 생산자는 정상적으로 구매한 소비자는 보호하는 정책을 전개할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은 단속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안타깝게도 폰트 생산자 스스로 뚜렷한 대안을 못 내놓고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정리 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폰트 생산자 스스로의 강력한 의지도 있어야 하고 시장에서 받아들일 만한 합리적인 규칙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는 총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는 단순한 프로모션 발표 자리가 아니라 폰트 공급사와 하드웨어 유통사, 소비자 등 관련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하는 건설적인 자리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Q 한국폰트협회에서 정부의 자금을 지원 받아 폰트를 제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계십니까.
손동원 회장 : 개인적으로 폰트를 정부 주관 아래 제작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 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폰트가 진짜 시장에 유용하게 유통이 되고 사용이 되고 있냐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품질이 좋은 무료 폰트가 많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이 적죠.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가치’라는 문제가 나옵니다. 소비자들이 무료폰트에는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죠. 때문에 회장이 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행정기관에 방문해 강조하는 점은 관 주도로 무료 폰트를 지속적으로 제작하려 하지 말고, 약물작업과 옛 활자, 고어 등 기본적인 폰트 기간 사업의 지원을 부탁드린다는 것입니다.


▲ 5월 6일 개최된 한글 유니코드 내 문장부호와 약물의 표준화를 위한 기초 연구 세미나

 
Q 앞서 밝힌 표준화 사업인 ‘한글 유니코드 내 문장부호와 약물의 표준화’ 사업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손동원 회장 : ‘한글 유니코드 내 문장부호와 약물의 표준화’ 사업은 정부 관련 단체에 제안을 하고 자금이 나올때가지 기다리는 수동적 형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협회가 현재 할 수 있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있다는 것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와 한글 표준화 연구에 대한 제휴를 체결하고 이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했으며, 지난 5월 기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세미나를 인쇄정보센터 강당에서 개최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표준화 과제 방향을 설정하고 관련 분야 실무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Q 이와 함께 하반기에 어떠한 사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정석원 자문위원 : 오는 9월 24일에서 26일까지 국립디지털도서관 국제회의실에서 ‘디지털북페스티벌 2013’이 개최되는데 26일 ‘전자책과 폰트의 협력’을 주제로 오픈포럼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가격 정책과 시장 대응 등 다양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며 전자책 업계 관련자들과의 만남을 기획하고 있으며,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이나 한국전자출판협회와의 MOU 체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는 10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홍익대 주차장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제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 전자책 관련 단체와 컨소시엄(consortium/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 형태로 전시하는 것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회장님께서 밝히셨듯이 시장의 각 관계자들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환경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연한 대응 방안과 함께 폰트 산업 스스로 체질을 전환시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앞서 회장님께서 국내 폰트 시장의 이슈로 DTP 시장의 몰락, 폰트의 제한적인 사용 등을 꼽으셨는데, 자문위원님께서는 어떠한 현안을 생각하십니까.
정석원 자문위원 : 한글 산업 종사자로 안타까운 것이 ‘한글 폰트는 안 예쁘다’라는 소비자의 인식입니다. 때문에 제품을 만들더라도 영문 폰트를 위주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전에 만났던 한 연구원이 한글 산업 규모를 약 1천억원으로 예상하는데 현재 200억원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의아함을 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글 산업의 8~90%를 차지하고 있는 폰트 산업이 DTP와 같은 생존 시장에 머무르고 더 큰 가능성을 가진 대중의 시장을 놓치고 이를 발전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저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앞서 회장님이 밝히셨듯 대중이 매우 제한적인 폰트만을 접하고 있는데 상용되는 폰트들을 많이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계속해서 폰트를 보며 살고 있는데 그 시장이 비용으로 지불되지 않아 산업이 확장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회장님과 우리 스스로 폰트에 대한 인식을 대중에서 알리는 일을 등한시 했기 때문에 그 여파를 지금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죠. 이에 대중의 시장에 폰트를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고 그 일환으로 오는 10월 9일 한글날에 보다 많은 사람이 한글 폰트를 즐길 수 있도록 전국 마라톤 협회와 공동 주관으로 세종국립극장에서 세종로까지 조합형 한글 11,172자를 번호로 달고 참여하는 ‘한글사랑 온 국민 건강걷기 및 마라톤 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손동원 회장 : 과거 인쇄 출판, DTP 종사자만의 폰트 사용자였다면 이제는 대중이 폰트를 유료로 구체적으로 구매하고 사용하는 시대입니다. 이와 같은 나만의 폰트를 소비하는 형태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기 힘든 구조입니다. 물론 일회성과 품질 저하라는 부작용도 있지만 대중들의 폰트 인식도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요. 이와 연결해 대중들에게 한글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폰트를 보다 친밀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라톤과 같은 대중적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분명 불법 단속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한계가 있고 이는 과정일 뿐이지 절대적인 답이자 해결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폰트 시장의 성장 방향과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으로, 분명한 것은 인쇄 출판 산업이 존재하는 한 폰트 역시 공존해야 하는 부분이며 이러한 기준에서 우리가 함께 생각을 해 나간다면 해결안이 나오지 않을까요.

취재_글_안석현 기자, 이혜정 기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