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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22.06]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배리어블 폰트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 - ㈜폰트릭스 대표 디자이너 박용락 이사

_인터뷰_/Fonts & People

by 월간인쇄계 2022. 9.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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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폰트 업계에서 본문용 폰트의 제작은 오랜 기간 제대로 훈련 받은 디자이너들만이 긴 호흡으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다섯 명 정도라고 이야기하는데, 폰트릭스의 대표 디자이너인 박용락 이사는 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97년부터 지금까지 1천 여 종이 넘는 다양한 폰트를 만들어 왔다.  

기본에 충실한 높은 완성도를 가지면서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의 폰트 제작을 추구하고 있는 박용락 이사에게 영상과 모바일의 활성화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을 넘어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폰트와 관련,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폰트릭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2005년 설립된 폰트릭스는 660여 종의 자사폰트와 기업전용서체, 다국어 폰트 등 다양한 폰트 개발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타입디자인 전문기업으로 컬러폰트와 압축폰트, 암호화폰트 등 앞선 전문성으로 여러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바일에 최적화된 폰트 및 다국어 폰트를 개발해 왔습니다. 

삼성, 네이버, 카카오, 현대카드, CJ 등 여러 기업들의 전용서체를 제작했으며, 릭스폰트클라우드를 통해서 폰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사님께서 폰트 분야에 입문하신 건 언제였습니까.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면서 폰트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제 이름을 따서 락체, 용체 등의 3벌식 폰트를 혼자 만들었고, 이걸 윤디자인연구소 입사할 때 포트폴리오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97년 윤디자인연구소에 입사해서 7년 동안 일하면서 윤고딕이나 윤명조 제작하는 업무를 맡았고, 윤고딕 200 폰트를 처음 만든 이후 윤고딕 400, 윤고딕 500 등을 만들었습니다. 2005년 창립 멤버로 폰트릭스에 합류한 이후 현재까지 약 1천 여 종의 폰트를 디렉팅하고 제작해 왔습니다. 

포털과 플랫폼, 신용카드사 등 여러 종류의 기업전용서체를 제작하셨는데요, 이러한 기업전용서체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내 기업에서 전용 서체를 만들겠다는 개념 자체가 생긴 게 불과 20~30년도 안 됐는데, 이전에 이런 작업에 대해 적립된 체계가 잘 잡혀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건축적인 접근을 하면서 제 스스로 기업전용서체 제작을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폰트릭스 대표 디자이너 박용락 이사[사진_월간인쇄계]

폰트를 제작하는 과정이 건축하고 아주 흡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건축 과정에서 먼저 골격을 잡고, 방의 크기와 위치,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폰트의 골격을 정하고, 모양과 위치, 시옷이나 기역의 자소 형태, 스킨 효과 등을 정해 나가는 거죠.  

기존의 영문과 국문으로 분리된 제목용 서체 디자인을 보완해서 하나로 통합, 리뉴얼하고 본문용 서체를 신규 개발했던 현대카드의 경우는, 기존 서체가 아이덴티티는 굉장히 강한데 사용성에 있어서 미흡한 점이 있어 다양하게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성격을 조금 완화시켜서 본문에도 쓸 수 있게 하고, 완성도를 확충해서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현대카드는 회사 로고를 전용서체와 매칭시켜 대대적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기업들의 전용서체 제작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기본형 서체를 굉장히 오랫동안 만들었기에 이러한 완성도를 올리는 작업들을 진행했을 때 결과가 잘 나왔는데, 현대카드 외에도 삼성, CJ, 한화, 서울우유, 네이버, 카카오 등 여러 기업들의 전용서체를 작업했으며, 지금도 여러 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8년 네이버에서 한글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진행했던 캠페인 중 하나인 나눔 명조와 바른 고딕 제작은, 당시 담당자였던 플러스엑스 신명섭 대표이사가 찾아와서 캠페인 의도를 설명하고 작업을 제안하면서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는데 기획 과정에서 제가 여성스러운 고딕, 남성스러운 명조체를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드렸고 굴림 계열의 고딕과 굉장히 딱딱한 선을 가진 명조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담당자와 상당히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작업을 했었고, 이를 계기로 회사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기에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우유 서체는 오래 전에 컴퓨터가 아닌 모눈종이에 작업해서 완성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데, 리디자인 작업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 현대적 감각으로 굉장히 세련되고 매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전용서체의 제작은 보통은 두 달 정도의 기획 기간을 거쳐 스타일에 따라 폰트 한 종당 2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 4개월까지의 제작 기간이 소요되는데, 최근 작업한 카카오 전용 서체의 경우에는 고딕 안에서 그 차이를 설명하면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보통 한 차례당 2주 정도 걸리는 기획을 스물 두 차례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2018년에는 3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삼성 국문용 서체 ‘SamsungOne 한글’을 완성했는데, 아랍어와 같은 여러 종류의 다국어 폰트도 의뢰 받아 작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다국어를 다룰 수 있는 회사는 저희가 거의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부터 K-디자인어워드와 ASIA DESIGN PRIZE, RED DOT, iF 디자인 어워드 등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셨는데요, 도전하시게 된 계기와 어떤 점을 인정받아 수상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만들어 낸 폰트로 여러 디자인 관련 어워드에 도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진_월간인쇄계]

K-디자인어워드에서는 2천 여 점이 넘는 출품작 가운데 1%만 주는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고,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Rix락 베리어블 폰트’로 한글로는 최초로 수상했는데, 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Rix락 배리어블 폰트’는 기존 서체와 다르게 세리프와 산세리프의 두께를 넘나들 수 있다는 점과 서체의 완성도를 높게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며, 라틴에서는 기존에 있었지만 한글처럼 이렇게 글자 수가 많은 동양권에서는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폰트 제작을 시작한지 20여 년이 넘어 제 이름의 끝 글자인 ‘락’을 붙인 ‘Rix락 배리어블 폰트’를 선보이게 되었는데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어 보고자 출품했었던 폰트가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고, 따라서 이번 여러 어워드에서의 수상은 제 폰트 인생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는 굉장히 훌륭하신 폰트 디자이너들이 많은데 이번 제 수상을 계기로 이 분들이 저와 같은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길 바라며, 회사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이를 회사에서 뒷받침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폰트 디자이너를 키워 디자이너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게끔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이제 폰트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이제 폰트는 학문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헬베티카 영문 서체와 같이 한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디자인적인 서체가 될 수도 있고, 나눔 글꼴처럼 여러 사람들이 라이센스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그런 사회적 의미를 가질 수도 있는 거죠. 

저도 폰트를 만드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제작하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 인근에 젊은 청년들이 모여 만들어진 ‘열정도’라는 골목이 있는데요, 2020년 12월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돕고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Rix열정도체를 제작,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Rix열정도

기능적으로 이전에는 단순히 읽히는 목적만을 가졌다면, 이제 폰트는 플립폰트와 같이 자기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고 사용되는 기기에 따라 해상도와 목적에 최적화된 폰트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활성화로 인해 새로 선보이는 신규 프로그램들은 자기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하나의 폰트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컨텐츠를 더 돋보이게 하고 싶기 때문에 더 과감해지고 다양한 디자인의 폰트들이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영상에서 사용되는 서체들은 이제 하나의 이미지화 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더욱 자극적인 디자인의 서체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폰트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빨리 만들어지고 사라지게 되기도 합니다. 

회사 차원에서 Rix열정도체 무료 배포와 같이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는 작업들을 지속해 가면서, 앞으로는 Rix락 배리어블 폰트와 같이 배리어블 폰트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서체들도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폰트릭스에서 만든 폰트 가운데 인쇄업계 종사자들에게 본문용이나 제목, 광고 디자인 작업에서 사용을 추천해 주실만한 폰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에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폰트릭스는 기본이 강한,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서체 회사이기 때문에 고딕, 명조 서체들이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딕 서체를 업그레이드해 라틴 확장도 넣고 부족했던 디자인을 확충한 SE시리즈는 본문용으로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 드리고, 최근에 제가 만든 Rix락-산스 시리즈는 요즘 트렌드에도 잘 부합하기 때문에 사용해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Rix락-산스 시리즈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배리어블 폰트를 계속 꾸준하게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Rix락 배리어블 폰트

지금까지는 명조와 고딕을 넘나들었지만, 이제 후배들과 폰트 골격을 변형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배리어블 폰트를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어도비 CC(Adobe Creative Cloud) 정도인데, 보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사용될 수 있길 바라며, 향후에는 배리어블 폰트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꾸준히 관련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미지제공_㈜폰트릭스


배리어블 폰트 

배리어블 폰트는 볼드, 미디엄, 라이트로 구분되었던 두께를, 볼드와 라이트 사이에서 그래프로 원하는 %만큼 조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Rix락 배리어블 폰트

이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폰트 사용에 있어 본인이 원하는 만큼 세밀하게 변형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그래프 조정에 따라 1천 종 이상의 서체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 디자인 분야에서 하나의 획을 긋는 미래 서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하나의 영상에서 배리어블 서체를 사용해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 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박용락 이사는, “라틴어권에서는 95자만 배리어블화 하면 되기 때문에 이미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한글은 글자 수가 많아서 제작하기 매우 어렵다”고 하면서, “구글의 노토산스체도 배리어블화 되고 있어 조만간 안드로이드폰에서 그래프를 조정하면서 폰트를 선택해서 사용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ixFont클라우드

빛나는 디자인의 완성

www.rixfont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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