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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16.02] Memorial-태양당인쇄

_NEWS_/종합

by 월간인쇄계 2016. 4. 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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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인쇄기업 가운데 하나인 태양당인쇄를 이끌어 온 인쇄인이면서,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으로서 80년대 후반부터 2000대 초반까지 우리 인쇄업계의 격변기를 이끌어 온 리더로 최근까지 업계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통해 국내 인쇄산업의 기틀을 만들고 가장 앞에서 발전을 이끌어 오면서, 누구보다 인쇄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앞장 선 태양당인쇄㈜ 김직승 대표이사가 지난 1월 1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태양당인쇄와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도서출판책세상의 대표로서 국내 인쇄산업 뿐 아니라 출판업계에서도 큰 공헌을 하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나누고 헌신하는 삶을 살아 온 고인이기에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놓여진 각계각층에서 보낸 조화와 함께,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고수곤 회장과 서울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김남수 이사장을 비롯한 전국의 지역조합 이사장, 대한인쇄기술협회 김진배 회장, 대한인쇄문화협회 조정석 회장, 대한인쇄연구소 서병기 이사장 등 인쇄관련단체장들과 학계, 관련업체 관계자들이 추모를 위해 긴 줄을 이었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고수곤 회장은 “업계를 위해 헌신하는 고인의 모습을 보면서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사업을 키워나갔고, 회장님께서 연합회장에 재임하시는 동안 서울인쇄조합 이사장으로 업계를 위한 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단체수의계약 부활, IMF 이후 인쇄현장의 안정적 노동력 공급을 위한 노력 등을 함께 했던 경험은 지금까지 인쇄관련단체장직을 수행하는데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고 하면서 “회장님께서 우리 인쇄업계가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근현대와 밀레니엄을 거치면서 업계의 정책적 기틀을 마련하고 인쇄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있어 너무나 많은 공헌을 하셨기에 그 빈자리가 너무 크지만 유지(遺志)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인쇄인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에서는 2월 정기총회에서 고 김직승 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별도의 순서를 마련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인쇄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가장 앞에 나선 리더
1947년 부친이 설립한 태양당인쇄에 68년 대표이사로 취임, 국내 인쇄업계의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킨 김직승 회장은 1987년, 46세의 나이로 제 13대 대한인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된다. 이후 2002년 17대까지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김직승 회장은 우리 인쇄업계의 가장 호황기이라 할 수 있었던 80년대 후반부터 IMF이후 여러 가지로 업계가 가장 큰 어려움과 함께 많은 변화를 거쳐 가야 했던 2000년 초반까지 가장 앞에 나서서 인쇄인들의 권익보호와 업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합회장 재임 이전부터 본지 기고 등을 통해 인쇄업체들의 경영합리화와 단합을 통한 인쇄단가의 현실화 등을 역설해 온 김직승 회장은 연합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인쇄업체들의 경영현황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 분석 보고서를 매년 발간, 인쇄산업의 관련정책 수립과 연구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본지와의 연합회장 취임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얻는 성과보다는 앞으로 5년, 10년, 20년 후에 우리 인쇄업계가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를 원대하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봅니다”라고 강조한 김 회장은 ‘인쇄공업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연구’, ‘인쇄기준요금의 합리적 개선방안 및 요율산정 연구’ 등의 보고서를 간행, 관계당국과 유관단체 등에 제출함으로써 관련정책 수립 시에 활용하도록 했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정부기관 상조회 등의 비영리단체와 대기업, 언론기관 등에서 인쇄업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고 인쇄물 수주행위를 규제해 줄 것을 관계당국에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건의해 개선시킴으로써 인쇄업계의 권익보호에 앞장서 온 김직승 회장은 1988년에는 여의도 광장에서 인쇄업계 종사자 1만 3천 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비영리단체 및 대기업의 인쇄시장 침투를 규탄하기 위해 ‘전국 인쇄인 생존권 수호 궐기대회’의 위원장을 맡아 인쇄인들의 요구를 정치권에 전달, 4당이 공동으로 관련입법을 발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으며 이를 위해 당시 여당이던 민정당에서 개최한 관련 토론회에 참석, 의견을 피력한 내용이 MBC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또 조달청 인쇄요율의 현실화 요청, 표준소득율 및 산재보험요율 인하, 인쇄기자재 관세감면 등의 세제 개선안 건의, 사내 직업훈련 적용비율 인하, 오프셋 인쇄기의 수입자유화, 상업인쇄업에 대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 등의 경영 및 제도 개선 건의 등 인쇄업계와 연관된 각종 제도의 개선을 건의해 많은 성과를 거뒀던 김 회장은 도심지에 위치한 인쇄사들에 대한 비현실적인 행정조치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2014년에야 비로소 개정된 인쇄기에 대한 소음기준의 개정필요성을 일찍이 제기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조합 명칭과 한국표준산업분류의 개정을 건의해 CD롬 등의 전자인쇄물을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지정 받도록 노력해서 인쇄업계의 수익증대와 함께 인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에 기여했다.
 
수출확대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해외 교류의 물꼬를 텄던 글로벌 리더
1986년 태양당인쇄의 수출이 2백만불을 돌파할 정도로 일찍이 인쇄물의 해외 수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김직승 회장은 연합회 회장 취임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부터 업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연합회 등 인쇄관련단체에 수출전문인력양성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인쇄물의 적극적인 수출증대를 꾀하기 위해 1989년 인쇄수출진흥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수출관련 제반업무의 원활한 지원과 애로사항 타개를 위한 인쇄물 수출 상담실을 운영함으로써 국내 인쇄물 수출을 크게 신장시켰다.
1991년 김직승 회장은 업계 관계자 22명으로 중국시찰단을 조직, 옌벤과 베이징, 상하이의 인쇄업체를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간의 교류확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지금까지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는 양국 인쇄단체간의 교류를 위한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7년에는 아시아 각국의 인쇄기술교류를 위해 태동한 아시아인쇄기술포럼의 제2회 행사를 유치,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롯데호텔에서 일본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6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21세기를 향한 아시아인쇄산업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제2회 아시아인쇄기술포럼(FAGAT97)을 개최했다.
행사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인 진행을 이끌었던 김직승 회장은 “서방선진국들이 지역공동체로 기술패권주의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아시아국가들의 긴밀한 기술교류를 통해 유대 강화를 이뤄, 최적의 표준화된 운용체계를 구축, 각국이 서로 원활하게 생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아시아 인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당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각국의 프리프레스 솔루션 현황에 대한 정보교류세미나와 함께 ‘아시아 FAGAT 회원국의 인쇄환경 통합 방안’을 설명하는 등 교류를 통해 아시아 인쇄산업의 공동발전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인문적 소양을 더 깊이 있게 해 준 출판인
1986년 ‘책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든다’라는 모토로 도서출판책세상을 설립한 김직승 회장은 국내 현대문학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한 ‘살아있는 한국문학’시리즈와 니체전집, 릴케전집, 카뮈전집, 루소전집 등 인문과 사회과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940여 종에 가까운 책을 출간했다.
특히 국내 학자들이 집필한 지식 문고본 ‘책세상문고-우리시대’ 시리즈는 동서양 고전과 학문의 흐름은 물론 역사와 생명, 통일, 환경 등 당대의 화두까지 망라해 한국사회 문화적 지형도를 담아낸 대형 기획으로 평가 받았으며 우리 사회의 이슈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부고에 하창수 소설가는 한겨례신문에 기고한 컬럼을 통해 “철학자 탁석산의 <한국의 정체성>으로 시작해 무려 126권에 이른 ‘우리시대’와 최근 88번째 책으로 마르크스의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를 출간한 ‘고전의 세계’는 문고의 새로운 혁명이라 불리었지만 사멸해가던 인문학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것에도 혁명이란 수식은 유효하다”고 하면서 ‘인문학의 부활을 이끈 출판인’이었던 김직승 회장을 추모했다.
2013년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책세상 부스에 직접 들러 김직승 회장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 인문학 관련 도서 5권을 구매, 베스트셀러에 올라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후진양성과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한 봉사인
80년대부터, 지방의 조그만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어 1년에 3~4번씩 임직원들과 함께 그 마을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예전부터 사회봉사활동을 해 왔던 김직승 회장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과 중소기업진흥재단 이사, 서울새문안로타리클럽 회장, 한국재외동포정책연구원 이사, 보성교우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시킨다는 생각으로 숭실대학교 중소기업 벤처센터 설립기금과 보성고등학교 발전기금, 인쇄문화회관 건립기금, 대한인쇄연구소 설립기금, 수재 의연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출연 등을 통해 후진양성과 사회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와 함께 공장 소재지 인근의 초등학교에 장학금과 학교발전기금 기부, 노인정 난방비 지원 및 불우이웃돕기 등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신을 태양당인쇄의 현장에서 지게차를 담당했던 현장인력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누리꾼은 김 회장의 부고 기사에 댓글을 통해 ‘현장의 말단 직원들 자녀들의 학자금까지 세세하게 챙겨주셨던 따뜻한 분’이라고 회고하면서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고속,다색인쇄기의 다량 도입은 품질향상 등 업계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지만 부채상환은 논외로 하더라도 거래선으로부터 받는 인쇄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단합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80년 월간인쇄계 2월호에 기고한 제언(提言)에서
 
“지금 당장 얻는 성과보다는 앞으로 5년, 10년, 20년 후에 우리 인쇄업계가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를 원대하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87년 대한인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취임 인터뷰에서

“저는 50살이 다 될 때까지 인쇄공장에서 잉크냄새만 맡고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인쇄업을 하시는 분들의 고충이라든지, 애환, 그리고 소망이 무엇인지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87년 대한인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취임 인터뷰에서


 

고(故) 김직승(金直勝) 회장

약력 

 1942. 08. 08

 출생

 1961. 02

 보성고등학교 졸업

 1968. 02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68. 06 ~

 태양당인쇄㈜ 대표이사

 1986

 책세상 설립

 1989. 02 ~ 1992. 02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1987. 02 ~ 2002. 02

 제13대~17대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1995. 02 ~ 1998. 02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2004. 09 ~2008. 09

 보성교우회 회장

 

수상내역

 2001. 한국백상출판문화상

 2004. 10

 화관문화훈장

 2011. 11

 제21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상 출판부문




추모사(追慕詞)

아침날씨가 너무나도 추웠던 1월 14일 오전, 뜻하지 않게 저를 포함한 전국 지역인쇄조합 이사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어느 자리에서건 항상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어 주시고, 인쇄단체가 가야 할 길에 대해 힘찬 격려와 따뜻한 조언으로 함께 해 주신 업계의 큰 어르신이셨기에 회장님의 갑작스런 별세소식에 전국 지역인쇄조합이사장들은 말 없이 허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회장님처럼 선친의 가업을 이어 인쇄산업에 몸을 담았고, 회장님께서 1987년 인쇄연합회장에 취임하시면서 “당장 얻는 성과보다는 향후 10년, 20년 후에 인쇄업계가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를 원대하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을 세워가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인쇄업계의 인재육성과 해외수출확대 등 장기적 비전계획을 마련하시고, 연합회장 임기 중에도 항상 “20%를 차지한 중견 이상 업체들은 풍부한 기술인력과 뛰어난 기획력, 우수한 설비를 갖춤으로써 과당 경쟁 속에서도 생산성을 높여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지만, 나머지 80%에 달하는 소규모 업체의 목소리도 절대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천명하시면서 95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직을 맡으신 후에는 인쇄업계의 권익보호와 중소업체들을 위한 정책적 보호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회장님같이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위해 더 열심히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998년, 제가 서울인쇄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연합회장으로 재임하고 계셨던 회장님과 함께 IMF사태 이후 안정적인 인쇄현장 노동력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전자와 디지털인쇄 등 당시 화두가 되기 시작했던 분야로의 인쇄산업의 확장을 위해 연합회와 지역조합의 명칭에 ‘정보’를 넣어 보다 확장된 분야로의 인쇄산업의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열었던 것, 단체수의계약 부활 등, 회장님과 함께 업계를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면서 여러 말씀을 들었던 경험은 지금까지 인쇄관련단체장으로 직을 수행하는데 귀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특히, 92년 중국과의 수교가 열리면서부터 중국을 직접 방문, 줄곧 주창해 오셨던 중국과의 교류확대를 현직 연합회장으로 이어가고, 회장님께서 맡아서 인쇄인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셨던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직을 이제 제가 맡고 보니, 중국과의 교류확대가 왜 중요한지,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란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재삼 깨닫게 됩니다.
이제 우리 인쇄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화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야 하는 중차대한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크지만 전국 지역조합 이사장분들, 인쇄단체장 여러분들과 굳게 손을 맞잡고 회장님의 유지(遺志)를 잘 이어가겠습니다.
연합회장으로 회장님께서 우리 인쇄업계를 위해 이루시고 남겨주신 업적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부디 하늘에서 편안하게 영면(永眠)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2016년 1월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고수곤


글_안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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