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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23.08] ISO TC130, 인쇄 산업을 위한 그래픽 기술 표준 개발의 산실

_인쇄기술정보_/세계의 인쇄표준

by 월간인쇄계 2023. 11.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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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산업을 위한 글로벌 산업 표준 개발의 산실인 ISO(국제표준화기구) TC130(기술위원회130)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9년 출범했다. 1968년 6월 7일, 스웨덴 표준원(SIS)이 국제표준화기구에 인쇄 산업을 위한 기술 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는데, 이는 그 당시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의 일부 국가 표준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유형의 제품에 대해 약간의 서로 다른 권고 사항이나 목표값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었다. 스웨덴 표준원은 이러한 기준을 국제적으로 조정해 국제 표준으로 통일한다면 무역과 인쇄 공정 및 생산에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전문 기술 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한 것이다

스웨덴 표준원은 “그래픽 아트 산업 또는 시각 커뮤니케이션 산업은 ISO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픽 아트 산업에서 제품, 시험 방법 및 용어에 대한 표준의 중요성은 특히나 서적 및 시각 커뮤니케이션용 제품들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라며 국제표준화기구 내에 인쇄 산업을 위한 기술 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국제표준화기구 이러한 요청에 긍정적으로 대응해 1969년 TC130을 공식적으로 출범 시켰으며, 1971년 6월 2일부터 4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그 첫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는 프랑스의 표준화협회인 AFNOR(Association Française de Normalisation)이 총무 역할을 담당했으며, 호주, 브라질, 체코슬로바키아, 핀란드,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및 소련이 참여했다. 

그 이후 독일과 일본 및 미국이 TC130에 공식적으로 합류하여 인쇄 산업을 위한 국제 표준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2008년에는 중국이, 그리고 2010년에는 한국이 본격적인 표준 개발을 위해 정회원국으로 참여했다. 

초창기의 표준 개발은 인쇄 용어와 용지 크기, 교정 표시 및 인쇄 측정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에 이어 잉크와 여러 화학 물질을 비롯해 식품과 와인 등의 상호 작용 문제에 대한 표준화 활동이 이뤄졌다. 

1975년 ISO TC130의 두 번째 총회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었으며, 세 번째 총회는 1980년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되었다. 1980년 총회 이후 몇 년 동안 TC130의 활동이 중단되었으나, 1984년 미국이 TC130에 가입하면서 디지털 이미징 분야를 위한 표준 작업이 시작되었다. 코닥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이미징 분야의 표준화 작업은 ‘데스크톱 퍼블리싱(DTP) 혁명’으로 인해 더욱 그 파급 효과가 커졌으며, 디지털 파일의 전송과 스캔, 그리고 디지털화된 이미지에 대한 국제 표준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인쇄 공정과 컬러, 교정, 프로파일, 그리고 PDF와 관련된 다양한 표준이 개발되었으며, 기자재의 취급에 있어 안전에 대한 표준도 수립되었다. 기존 개발된 표준에 대한 개정 및 보완 또한 면밀히 이뤄졌으며, 2010년대부터는 보안 인쇄를 비롯해 후가공, 환경 및 글로벌 인증에 대한 표준화 활동이 전개되었다.

현재 ISO TC130은 20개국의 정회원국과 24개국의 준회원국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성장했고, 그동안 114개에 달하는 표준을 개발해 발간했으며, 16개의 표준을 개발 중에 있다. 

2010년부터 ISO TC130의 정회원국으로 본격적인 참여를 시작한 한국 ISO TC130은 총 20명의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표준 개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5년 11월에는 파주 출판 단지에서 제 29회 ISO TC130 총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지난 5월부터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표준개발협력기관(COSD)으로 선정된 강원대학교 창강제지연구소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부터 창강제지연구소가 국내 ISO TC130의 간사 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국내 ISO TC130의 보다 활발한 활동을 전개를 위한 단단한 반석이 마련되었다.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산업 표준

인쇄와 관련된 그래픽 기술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업 부문 가운데 하나이다. 매일의 우리 일상 속에서 손쉽게 접하는 것이 인쇄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기술 산업은 다른 여러 많은 산업들과 같이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인쇄사라 할지라도 항공기와 자동차 제조업을 담당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작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인쇄 산업 자체가 여러 공정에 기반하고 있어 전체 산업을 포괄하는 하나의 표준산업분류(SIC-Standard Industrial Classification)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그 통계가 산업 전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쇄 산업이 가시적이면서도 종합적으로 산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과도 같이 인쇄 산업을 위한 그래픽 기술 표준 또한 국외 시장과 비교해 국내 시장에서 그 중요성 만큼 알려져야 할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인쇄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중소규모이며, 산업계 내에서 아직까지 표준 적용의 가치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산업 표준의 존재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나 영국, 일본, 독일 인쇄 산업계와 같이 표준을 전담해 교육하고 컨설팅 하는 전문 인력의 부족 또한 그 원인이 될 것이다. 

ISO TC130에서 개발된 그래픽 기술 표준이 인쇄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될 수 있는 표준이며, 기업의 인쇄 품질과 공정 개선은 물론, 기업의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 동력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면, 국내 인쇄 산업에 있어 표준의 도입과 적용은 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ISO TC130이 어떤 표준을 개발하고 있는지, 그리고 개발된 표준이 현 사업 부문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며, 표준 도입 모범 사례를 통해 보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ISO TC130

그렇다면 ISO TC130에서 인쇄 산업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표준은 무엇일까? ISO TC130은 그래픽 기술(Graphic Technoloty) 분야의 표준 개발을 담당하기 위해 1969년 처음 출범했다. 그리고 지난 54년 동안 그래픽 기술이라는 표제 아래 인쇄 및 출판과 관련된 국제 표준을 개발해 왔으며, 2023년 8월 1일 기준 114개에 달하는 국제 산업 표준을 출간했다.

ISO TC 130이 인쇄와 그래픽 기술 분야에서 개발해온 표준에는 이미지, 텍스트, 라인 아트, 패턴 등 그래픽 요소의 생성과 조작, 조립 및 소통을 기반으로 마지막 디지털 제품이 전자적으로 전달되거나 잉크, 토너 및 다른 마킹, 또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피인쇄체에 물리적으로 전달되며 최종 어플리케이션에 따라 완성되는 모든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용어, 데이터 핸들링과 프리프레스 공정, 인쇄 품질 및 공정 관리, 재료, 안전, 보안, 후가공,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인쇄 산업을 위한 표준 개발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ISO TC130 공식 웹사이트

ISO TC 130 전문위원회는 ISO 웹사이트에 있는 공식 사이트 외에 TC 130 연계 사이트(https://committee.iso.org/home/tc130)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 위원회가 시작된 이유부터 목적, 그리고 출범 이래 지금까지의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그 동안 ISO TC130의 표준 개발 활약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인쇄 및 출판 산업의 각 제조 공정에서 TC130에서 개발된 여러 표준의 적용 및 활용 사례를 상세히 담고 있는 추가 문서들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개발된 각 표준이 서로 어떠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특정 표준 개발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 적용에 대한 모범 사례 연구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웹사이트의 목적은 그래픽 기술 표준과 이러한 표준을 사용하는 장점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켜서 이러한 표준의 보급과 적용이 더욱 폭넓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두가 표준을 필요로 합니다(Everyone needs standards).”라는 영국의 유서 깊은 일간지 이브닝 스탠다드(Evening Standard)의 슬로건처럼 표준은 인쇄 산업 및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인쇄는 단지 책이나 신문 및 잡지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구매하고 소비하는 거의 모든 제품은 인쇄물을 포함하고 있거나 그 포장에 인쇄를 담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병이나 캔 음료가 그렇고, 약품은 물론, 여러 식품 포장이 그렇다. 우리의 삶을 둘러싼 모든 곳에서 손쉽게 인쇄물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이러한 인쇄물들은 다양한 인쇄 방식을 통해 다양한 재료와 공정을 사용해 제작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재료는 물론, 이러한 제작 과정이 보다 비용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산업 표준인 것이다.  

 

ISO TC 전문위원은 각 산업 구성원에 의한 자원 봉사자 

표준은 이를 필요로 하고 사용하는 이들에 의해 개발된다. 바로 여러분이 인쇄 산업을 위한 국제 표준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ISO TC130를 구성하는 전문위원들은 인쇄 산업 분야의 전문가들이며, 이러한 전문가들은 ISO의 각 회원국에 의해 추천되어 지명된다. 그러나 그 첫 단계는 스스로 자진해 전문위원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국제 표준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은 개발된 표준을 각 산업에 적용하는 것이 그 산업의 종사자들은 물론 최종 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표준 개발에 동참하고 있으며 표준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신뢰하기 때문에 개발된 표준이 산업 여러 영역에서 적용되어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앞서 설명했듯, 여기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들은 자진해 지원한 자원 봉사자들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인쇄 산업 분야를 위한 미래 표준 개발에 기여하고 싶다면, 국내 ISO TC130이나 표준 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협력하고 있는 표준개발협력기관인 강원대학교 창강제지연구소에 연락해 동참할 수 있다. 

 

국내 ISO TC130, 오는 8월 K-PRINT 2023 세미나 개최

오는 8월 25일 국내 ISO TC130 전문위원들은 COSD기관과 함께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K-PRINT 2023가 진행되는 일산 킨텍스 전시회장 안에 마련된 세미나룸에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국내 ISO TC130 표준 로드맵과 국내 표준 도입 사례에 대한 내용이 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공유된다. 앞으로의 표준 개발 로드맵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ISO TC130에서 진행되고 있는 표준 개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국제 인쇄 산업 표준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얻고자, 또는, 국내 ISO TC130에 참여해 활동하고자 하는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그래픽 기술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표준 개발 현황에 대한 내용은 물론,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전문위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미나 참여는 K-PRINT 2023 공식 웹사이트(www.kprint.kr)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된다. 

 

표준은 기술 경제적인 혜택을 극대화 하는 약속이자 기준

표준에 대한 국제적 통념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이나 그 결과에 대해 일상적이고 반복되는 사용, 규칙, 가이드라인 또는 성질을 규정하는 문서로서 공인된 기구에 의해 합의에 기초하여 수립된 것’이다. 

표준은 장비나 기기의 부품 등 구성 요소의 호환성을 확보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한 품질 요건을 마련해 기본 품질을 보장하며, 소비자와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환경과 보건, 그리고 안전에 대한 새로운 무역 규범을 마련함과 동시에 사회를 통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기업 윤리의식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도구이자 시장의 기회와 위협 요인을 반영하는 기업 경영 전략 수립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산업의 기술 경제적인 혜택을 극대화 하는 글로벌 산업계의 약속이자 기준이 표준인 것이다. 

표준은 인쇄 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도구이자 척도이다. 따라서 인쇄 산업 종사자라면 그래픽 기술을 위해 수립된 국제 표준을 보다 잘 이해하고 파악해 이를 업무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이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과거 찬란했던 K-PRINT 2023의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금 고양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바로 산업 표준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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