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인쇄산업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전시회라 할 수 있는 PRINT13 & CPP(Converting & Package Printing) EXPO(이하 PRINT13)가 지난 9월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맥코믹플레이스에서 개최되었다. 세계 4대 인쇄산업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올 PRINT 2013의 전시 규모는 CPP EXPO와의 통합 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4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축소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그 규모를 제외한 전반적인 평가에 있어서는 북미 인쇄산업경기의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전시였다는 점에 있어 긍정적인 점수를 받았으며, 대형 전시회의 필요성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혁신과 통합,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PRINT13의 전시 테마는 ‘혁신과 통합,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이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인쇄전반의 워크플로우를 통합시키는 사례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또한 인쇄사 내를 비롯해 고객들, 그리고 여타 산업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는데 중점을 둔 전시회였던 것이다.
전체 전시장은 디지털 인쇄장비업체들이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 외 10개의 전시 테마를 갖고 각 테마별로 군집된 전시가 이뤄졌다. 10개의 전시 테마에는 그린스페이스와 포토 이미징, 와이드 포맷(대형실사), 마케팅 파빌리온, 교육, 신문인쇄, 프리프레스/소프트웨어/디자인, 사이드라인, 배송 등을 비롯해 올부터 공동 전시를 시작한 컨버팅 및 패키지 인쇄가 그 한 부분을 차지하며, 전시에 있어서도 통합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전시 테마를 반영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전시 주최측은 물론, 각 전시 업체들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적극 활용하며 실시간으로 전시회를 중계하는가 하면 제품별 시연과 업체별 뉴스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물론이고 전시장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도 전시장 소식을 전달하는데 주력하며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전시 서비스의 가능성을 더욱 폭넓게 열었다.
디지털 인쇄시장의 강세 반영
지난 Drupa 2012에 이어 PRINT13은 디지털 인쇄시장의 강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제록스와 캐논의 커다란 배너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으며, 코니카미놀타와 HP, EFI, 리코, 리소, 스크린, 자이콘, 엡손, 스코딕스, 그리고 후지필름 등 디지털 인쇄 관련 장비 및 솔루션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이 앞다퉈 전시장 초입을 메우고 있었다.
실제 제록스와 캐논, 후지필름, 코니카미놀타, 그리고 HP는 각각 전시 면적에 있어 1위부터 5위를 차지하며 디지털 인쇄기자재 업체 가운데서도 상위를 차지했다.
기존 오프셋 인쇄기 메이커로는 고모리가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해 전시장 내 오프셋 인쇄기 가동 소리를 울렸으며, KBA와 고스 등이 참가해 오프셋 인쇄장비 출품 업체의 명맥을 지켰다.
디지털 인쇄장비와 워크플로우
앞서 언급했듯, PRINT13의 주요 전시 품목은 디지털 인쇄장비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통합 워크플로우 솔루션과 주변 기자재들이 함께 어우러져 전시되었다. 국내 기업으로 출품한 기선은 이러한 디지털 인쇄장비를 위한 국산 후가공 인라인 및 니어라인 장비들을 전시했으며, 전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네오크리저’라 명명된 자동 주름접지기는 직관적으로 디자인 된 터치패널과 쉽고 간편한 조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디지털 장비로는 지난 Drupa 2012에서 소개되었던 컨셉용 제품들이 실제 모습을 갖추고 시연되는가 하면, 상용화 되어 발표된 제품들도 여럿 선보였다. 그러나 Drupa 2012를 통해 가장 주목받았던 란다(Landa) 디지털 인쇄기는 제품과 관련된다른 업데이트가 소개되지 않아 제품 개발 현황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아냈다.
한편, 오프셋 인쇄시장의 범주를 넘나들 제품으로 기대되고 있는 B2 포맷의 디지털 인쇄기들이 HP 및 코니카미놀타를 비롯해 여러 업체들로부터 앞다투어 소개되었다. 특히 코니카미놀타와 고모리의 합작 제품으로 소개된 KM1/IS29 디지털 잉크젯 인쇄기는 코니카미놀타의 UV잉크젯 기술과 고모리의 페이퍼 핸들링 기술이 융합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의 상용화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고 있다.
오세를 인수 합병해 광대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캐논은 B3 사이즈의 매엽 잉크젯 제품인 나이아가라라는 제품을 소개했으며, 소형 디지털 장비로 투자대비 효용성 면에 있어 우수한 점수를 얻고 있는 리소는 컴컬러시리즈에 대용량 인쇄가 가능한 잉크젯 제품을 소개, 제품 품질에 스피드를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HP는 지난 Drupa 2012를 통해 전시했던 다양한 디지털 인쇄기들을 대거 선보였으며, B2 사이즈의 인디고 10000, 20000 시리즈의 시연장은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라벨 및 패키지 분야를 겨냥해 새로운 디지털 인쇄기 제품을 출시한 후지필름 부스 역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으며, 총체적인 Xmf 워크플로우와 함께 여러 대의 장비를 묶어 시연하는 등 후지필름 워크플로우의 우수성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각각의 인쇄물을 주제별로 나눠 전시한 리코는 각 디지털 인쇄기별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제품별로 주제공간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전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실제 숍을 찾는 분위기를 전달하며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디지털 장비를 통한 특수효과
스코딕스와 MGI 등은 UV 잉크젯을 통한 고부가가치 인쇄물 제작의 진수를 보였다. 기본적인 디지털 컬러 인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손쉽게 특수효과를 더할 수 있는 장비들을 선보임으로써 고부가가치 인쇄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클리어 잉크를 이용한 에폭시 느낌의 두께감 있는 입체 인쇄효과를 제공하는가 하면, CMYK인쇄 이외의 특수 잉크 사용, 3D나 특수 효과를 줄 수 있는 가공 기법 등 다양한 시연이 진행되었다. 한편, HP와 자이콘, 오키 등의 업체들은 별색을 이용한 특수 컬러 효과를 선보여 고부가가치 인쇄물에 있어 디지털 인쇄장비의 위용을 떨쳤다.
HP와 제록스의 임피카(Impika), 코닥, MCS 등은 고속 임프린팅 헤드를 장착, 오프셋에 버금가는 생산 속도로 가변데이터 인쇄가 가능한 장비들을 선보였다.
대형출력디지털장비로는 캐논이 아리조나660XT를, EFI는 R3225와 LED 기술이 접목된 Vutek H100 Pro 등의 초대형 실사 출력기와 써모포밍 시스템인 Vutek GS-TF를 선보였다.
HP는 미국내에서는 최초로 라텍스 잉크를 사용한 친환경 실사출력 장비인 HP Latex3000을 시연해 보였으며, 제록스는 IJP2000이라는 실사출력기를 전시했다.
디지털 인쇄장비의 대거 출현으로 이에 걸맞는 후가공 장비들 또한 여럿 전시되었다.
앞서 언급한 국내 기업인 기선 외에도 듀프로와 벨앤호웰, 컨, 뮬러마티니, 피트니보우, 그리고 스탠다드 등의 업체들이 인라인으로 통합된 디지털 인쇄기용 후가공 장비들을 선보였다.
IDEAlliance 세미나 및 워크샵
인쇄, 출판 및 e미디어와 관련된 표준 수립 및 교육과 인증을 실시하고 있는 아이디얼라이언스(IDEAlliance-International Digital Enterprise Alliance)는 PRINT13을 통해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워크샵으로 통합 미디어 워크플로우 랩을 운영했다.
세미나로는 G7을 비롯한 G7 PC(Process Control)을 중심으로 한 인쇄 표준 및 공정관리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으며, e미디어를 위한 스펙트럼 세미나 또한 개최되었다.
통합 미디어 프로덕션 워크플로우를 위한 랩에서는 벤큐의 모니터로부터 시작해 후지필름의 XMF, CGS의 APPROVE와 ICD3, EFI의 Web-to-Print and Print MIS, 엔포커스의 PitStop Pro/Server와 Switch, 코니카미놀타의 Engage IT XMedia, 제록스의 FreeFlow Core와 FreeFlow Digital Publisher 등으로부터 워크플로우 솔루션들이, 그리고 iMiRUS의 MultiChannel Publishing Platform과 벨하웰의 Data Quality Software 및 Data Marketing Services 등 멀티채널 퍼블리싱 플랫폼과 데이터 관리용 솔루션 등을 한 자리에서 전시, 아이디얼라이언스는 참관객들에게 전체적인 통합 미디어 워크플로우 솔루션들을 함께 체험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날
전시회 주최측인 NPES는 9월 9일과 11일 양일간 각각 아시아의 날과 라틴아메리카의 날 행사를 개최, 전시회에 참가한 아시아인들과 라틴아메리카인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주최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NPES는 PRINT13을 지원한 단체에 대해 감사패를 증정했으며, ‘인쇄산업을 위한 세계 시장’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및 각 지역 별 인쇄산업의 트렌드 및 전망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의 패키지 인쇄 시장 전문가들을 초청, 패키지 시장에 대한 분석과 함께 앞으로의 성장 및 기회에 대한 가능성을 논했다.
통합, 자동화 및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는 자동화 및 통합, 그리고 어플리케이션 솔루션들이 전시되었으며, 패키지 인쇄를 위해 특화된 디자인 솔루션들 또한 CGS와 ESKO에 의해 소개되었다.
워크플로우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들이 코닥을 비롯한 디지털 인쇄장비 제공업체들에 의해 다수 전시되었는데 코닥과 코니카미놀타는 Prinergy 6버전을 함께 전시했으며, 제록스는 FreeFlow Core와 FreeFlow Digital Publishing을, 리코는 TotalFlow2.0 등을 소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워크플로우들도 다수 전시되었는데, GMG에서는 작년 발표한 바 있는 CoZone을, 하이브리드소프트웨어에서는 CloudFlow를, 아반티에서는 Slingshot 등을 전시, 시연했다.
이외에도 인쇄물에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여러 소프트웨어들이 소개되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의 전체적인 워크플로우의 통합 및 자동화 관리를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참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미래의 인쇄
작은 규모였지만, PRINT13에서도 미래 인쇄산업에서 새롭게 전개될 하이테크 인쇄에 대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소개되었다. 3D인쇄를 비롯해,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라벨 등의 특수 인쇄물, RFID를 활용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페이퍼 PC서킷 보드 등 참관객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만한 전시물들이 다수 전시되었다.
북미 인쇄시장의 성장세 반영
바람의 도시 시카고란 말이 무색할 만큼 9월의 전시장은 무더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 개막일이었던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정말 많은 이들이 맥코믹플레이스를 찾았다. 전시 출품 업체들은 참관을 위해 방문한 방문객들을 위해 훌륭한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했으며, 산업의 내일을 내다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인쇄산업의 경기가 이렇다 저렇다라기 보다는 함께 몸담고 있는 인쇄산업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인지, 그리고 서로의 성공을 위해 어떠한 솔루션들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논하는 자리가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 PRINT13을 참관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한 인쇄사 대표는 “앞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가는데 있어 필요한 여러가지 기자재들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함께 인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 분야의 이들과 한 자리에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고민과 관심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전시는 참관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PRINT13에서는 아쉽게도 4년 전과 같이 여기저기서 오프셋 인쇄기가 돌아가는 우렁찬 기계음을 들을 순 없었다. 그렇지만 새롭게 변해가고 있는 인쇄산업에 있어 혁신과 통합,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앞으로 만들어질 그 모습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윤곽을 그려 보인 전시회였다. 혹자들은 불투명한 인쇄산업에 대해 ‘흐림’이라 전망 하고 있지만 PRINT13에서 그려 보인 인쇄산업의 내일은 분명 ‘맑음’이었다.
취재_글_안혜정 기자 / 사진제공_PRINT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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