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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23.03] 기업 아이덴티티를 잘 나타내면서 사용성까지 아우르는 것이 최근 기업 전용 서체 제작의 트렌드 - ㈜폰트릭스 박용락 폰트 디자인 총괄이사

_인터뷰_/Fonts & People

by 월간인쇄계 2023. 6.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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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전하신 사옥에 와보니, 내외부적으로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 기업 느낌이 잘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2005년 1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저희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용산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인근 청년 소상공인들을 위한 Rix열정도 서체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등 지역 사회를 위한 공헌도 해 왔지만, 이제는 보다 안정적으로 회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자체 사옥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회사 시스템이 재택 근무로 전환하게 되면서 모든 직원들이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닌 팀별로 효율적으로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한 사무 공간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새 사옥과 잘 맞게 되면서 저희만의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내부 공간을 꾸밀 때도 말씀 드린대로 직원 각자의 책상을 마련하는 대신, 팀별 회의를 진행할 수 있으면서 카페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젊고 스마트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저희는 재택근무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사옥 4층에는 전 직원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대회의실과 약간의 업무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3층은 서버실과 매일 사내 근무가 필요하신 분들의 사무 공간, 2층에는 미팅룸과 소회의실, 카페테리아 느낌의 휴식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재택 근무가 이뤄졌지만 출퇴근 시간의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지금은 업무 효율이 높아져 다들 만족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체 제작 업무는 창의적인 일이라는 업무 특성과 함께 정해진 기간 동안 각자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면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사옥에서 전체 미팅과 회의를 진행하고 재택 근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던 것 중에 하나가 배리어블 서체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었습니다. 최근에 폰트릭스 홈페이지에서 본 Rix스크린 배리어블 서체는 활용도가 매우 높아보였는데요, 배리어블 서체에 대한 사용자들의 최근 반응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올해에만 3개의 배리어블 서체를 추가로 선보일 정도로 사용자들의 반응이 높아지고 있으며, 현대카드와 나눔 서체 시리즈에서도 배리어블 서체가 만들어질 정도로 이제 베리어블 서체의 선택 폭이 더 넓어지고 있고 어도비 CC(Creative Cloud)에서도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리어블 서체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구글 폰트의 노토 시리즈가 배리어블화 되었기 때문에 언제 모바일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더욱 빠르게 대중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사용자가 모바일 화면에서 서체를 정해진 굵기로 조절하지만 그래프를 옮겨가면서 최적의 굵기를 사용자가 선택하는 UI가 만들어지면, 어도비에서도 그런 배리어블 서체들이 기본으로 많이 탑재되고 각 회사별로 더 다양한 배리어블 서체를 선보이게 되고 보다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최근에 선보인 도로롱 배리어블 서체를 보면 굵기와 축의 변형 조합만으로도 하나의 타이포그라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이너의 활용도에 따라 수천 종의 다른 폰트를 만들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도로롱 배리어블은 글자 구조를 가지고 넘나들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굵기의 변형만을 할 수 있는 소극적인 베리어블하고는 차원이 너무 다른 거죠. 

베리어블 서체 자체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배리어블을 영화 자막으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 영상 흐름에 따라 등장 인물의 움직임과 감정, 캐릭터를 표현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죠. 

보다 쉽게 이야기하면, 호수와 강에 설치된 인공 분수가 음악에 따라서 물줄기가 조절되어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배리어블 서체를 통해서 충분히 이러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거죠. 1차원적인 디자인에 머무는 것이 아닌 서체의 활용을 통해 3차원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겁니다. 

지난달 발표된 롯데마트의 기업 전용 서체 ‘더잠실체’는 높은 사용성과 가독성으로 사용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더잠실체’는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1년 이상의 시간 동안 엄청나게 공을 들여 완성한 서체로, 제가 직접 일일이 공간을 수정하면서 마지막 단계까지 정성스럽게 마무리 한 서체로 특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전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문 서체인 ‘삼성원(SamsungOne)’를 비롯, 현대카드와 나눔서체 시리즈, 카카오, 서울우유, CJ그룹, 한화생명, 넥슨, 페퍼저축은행, 세방그룹, 비씨카드 등 수 많은 기업 전용 서체들의 제작을 총괄해 오면서 쌓아 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용 서체 제작을 위한 저만의 체계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단편적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관념화하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건물처럼 뼈대를 세우고, 그 안에서 방을 만들고, 거기서 인테리어를 하고, 소품을 다듬고 하는 식으로 작업 과정을 만들고 마무리하다 보니까 기업 고객과의 소통도 훨씬 원활해지고 만족도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

‘더잠실체’ 관련 보도 자료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잠실이라는 지역명의 유래를 녹여내면서 ‘이제 다시 모든 것을 새롭게’라는 콘셉트에 부합할 수 있는 젊고 새롭게 변화하는 기업 이미지까지 담아냈다는 점이었습니다. 

▲ 더잠실체(이미지 출처_롯데마트 공식 홈페이지)

그래서 더 베이직하고 도식적으로 하고, 엣지 있는 서체를 키워드를 잡고 새로움에 초점을 두고, 두께도 약간 모노 두께라고 해서 가로 세로 비율을 좀 줄였습니다. 

더 베이직하게 가면서, 그리고 형태도 더 기하학적인 형태들을 많이 사용하고 그래서 아주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는 그런 의미를 부여를 했는데, 굵기를 세분화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활용성에 신경을 쓰고 만든 점이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오랜 기간 고심하는 작업 기간을 거쳐 많은 기업 전용 서체들을 만들어 오셨지만, 기업 전용 서체들이 무료로 배포되고 사용자들이 이런 무료 서체만 사용하게 되면 서체를 만드시는 입장에서 불편함이 있으실 듯 합니다.

이 부분이 서체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걸림돌이 되는 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 개의 기업 전용 서체들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지만, 유료 서체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있는 고객층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들이 전용 서체를 하나의 마케팅툴로 인식해서 제작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고, 이렇게 제작된 전용 서체들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 상황은 폰트 산업 전체로 보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겠지만, 보다 넓게 보면 서체와 관련된 일반 사용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눈 높이를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업 전용서체 분야 최근 트렌드는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기업 입장에서 전용서체는 굉장히 좋은 마케팅 도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는 전용서체를 통해 자사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 했다면, 지금은 이전보다 사용성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저 역시 기업 전용서체를 작업할 때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업 담당자들과 소통하고 있구요. 

최근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예전에 만들어진 서체들 가운데 기업 아이덴티티만을 부각하기 위해 제작되어 다소 사용성이 떨어지는 서체를 리디자인하는 경우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작업한 CJ와 현대카드, 한화, 서울우유 등의 전용 서체들이 기업 아이덴티와 사용성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하려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고, 이제 기업들도 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는 거죠. 

인쇄 분야 젊은 디자이너들 가운데에서는 유료와 무료 서체의 명확한 차이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서체가 디자인에 있어 하는 역할은 본인이 만드는 콘텐츠와 잘 부합되면서도 이 콘텐츠를 더 돋보이게 해줘야 되는 보조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료 서체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 전용 서체의 경우 주 목적이 해당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내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제작하는 콘텐츠보다 서체가 더 돋보이게 되거나 조화롭지 못한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폰트릭스에 있는 고딕이라든지 노토 산스와 같은 유료 폰트들은 굉장히 베이직한 서체들이면서 다양한 굵기를 갖추고 있어 어떤 콘텐츠와도 자연스러운 조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본인 고유의 창작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면서 무료라는 이유로 기업 전용 서체를 사용하게 되면, 해당 기업의 광고 디자인으로 보여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많이 알려진 기업 전용 서체를 디자인에 사용하면 그 자체로 주목을 끌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그 서체에만 빼앗길 수 있는 겁니다. 

디자이너가 콘텐츠를 통해서 이야기하려는 것들이 차별화되지 못하고 정형화된 틀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 거죠. 

폰트릭스에서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Rix 도로롱 COLOR이나 도로롱 배리어블, Rix락배리어블과 같이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에 따라 수 많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서체들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서체 활용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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