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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23.01] 새로운 폰트를 즐기는 방법, 디자인210이 추구하는 방향성 - 디자인210 폰트디자인연구소 이채영 소장

_인터뷰_/Fonts & People

by 월간인쇄계 2023. 3.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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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폰트 분야에서 디자인210이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차별화된 정체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2014년 설립된 디자인210은 ‘타이포 브랜딩’에서 더 나아가 글꼴을 통한 고객 경험 디자인 TX(Typo Experience)를 만들어 고객들이 더욱 신선하고 유니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고객의 크리에이티브에 어울리는 최적의 폰트를 개발하고 소개해서 고객의 보다 나은 선택을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슬로건이 ‘새로운 폰트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이 슬로건에는 새로운 걸 계속 추구하려는 저희의 핵심 전략이 담겨 있고,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새로운 폰트를 선보이는 것을 차별화 전략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매월 새로운 폰트를 선보이면서 디자인210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이 폰트 출시를 기다리도록 하자는 것이었죠. 이를 위해 설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했고, 폰트디자인연구소에서 정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새로운 폰트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는 것에 대한 루틴을 시스템화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오고 있으며, 이것이 곧 디자인210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폰트 구독 서비스 모델링과 함께 꾸준하게 폰트를 선보이고 시스템화 되면서, 지금은 2022년 11월 기준, 327서체 1,052종의 국내 최대의 자체 제작 폰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폰트 수급이 가능할 정도로 자체 제작 폰트를 보유하게 되면서, 이제는 사회적 변화나 시즌에 맞춰 디자인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서 폰트를 론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들여 개발한 폰트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2020년 국내 최초로 자체 제작 폰트 1천 종을 돌파했을 때는 열심히 달려왔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1천 종을 돌파하면서 고객들께 감사했던 건, 초창기때 선보였던 폰트부터 최근 새로운 폰트까지 골고루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양적인 것으로만 승부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과 감을 맞춰온 결과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굉장히 보람된 성과였습니다.

이제는 많은 폰트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들이 좀 더 폰트를 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궁극적인 다음목표로 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폰트를 만드는 기준이나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매달 디자이너들과 시즌에 따라 적합한 폰트에 대해 디자인 시안 회의를 통해 새로 출시할 폰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매월 선보이는 폰트는 보통 두 세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갖고 자료 수집부터 발전시켜 나갑니다. 완전히 새로운 폰트를 선보이기도 하고,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이전에 선보였던 폰트를 발전적인 수정 과정을 거쳐 출시하기도 합니다.

방송과 CF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퍼사이즈라는 폰트는 예전에 출시되었지만 보다 얇은 느낌을 만들고싶다는 고객 피드백으로 인해 기존 3종에 굵기와 효과를 더해서 10종으로 업데이트해서 선보였습니다.

한번 만들어진 폰트를 그대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의견을 수용해서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거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폰트를 즐기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사용할 수있는지에 대한 것까지 더 깊이 있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은 게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기 때문입니다.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디자인210 폰트들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저희가 초기에 응답하라 시리즈와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 tvN과 작업을 많이 하면서 선보인 폰트들이 반응이 너무 좋았고 프로그램 자체가 너무 잘 되다보니까 디자인210의 감각적인 부분에 대해 기대도 크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저희한테 너무 감사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후에 방송 관련 업체들의 구독 서비스 이용이 꾸준히 늘고 있고, MBC 등 타 방송국과 여러 CF기획사에서도 힘있는 폰트, 짧은 시간 안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잊혀지지 않도록 각인시켜주고 싶을 때 수퍼사이즈를 비롯 디자인210 폰트를 많이 찾아주고 계십니다.

▲ 수퍼사이즈

카르페디엠이라는 폰트는 스탠실을 활용해서 클래식한 멋과 유니크함을 표현했는데, 방송에서는 시각적으로 스탠실 효과가 불편하게 다가오다 보니까 이를 없애는 디자인을 요청해서 스탠실을 없앤 디자인으로 클래식이라는 버전으로 출시하는 등 아예 웨이트를 파생하는 경우도 있고, 디자인 자체에 조금 변형을 해서 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가 모든 회원사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저희와 여러 번 호흡을 맞췄던 곳이나 장기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주고 계신 기업들과는 유선이나 이메일, 대면으로 사용성 미팅을 하면서 계속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받은 의견을 통해 지속적으로 폰트의 업데이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폰트디자인연구소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했던 감정을 나타내는 폰트의 대안을 제시해 보거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업 과정을 거쳐 장르도 하나의 감정, 감성이라고 생각해서 장르체라는 폰트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패키지화해서 프로모션을 했는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폰트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공포체를, 액션이라는 느낌을 영화 포스터 등에서 바로 느낄 수 있도록 다이나믹한 느낌을 폰트로 표현한 액션체 등으로 선보여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 공포체

매월 새로운 폰트를 출시하는 작업을 이어가시면서도 미리디와 함께 하신 질감 폰트, 뿌리깊은 프로젝트 등의 작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시대별 의미 있는 글씨를 연구하며 뜻을 이어가고자 석보상절을 시작으로 월인석보 등의 고서체를 재해석해서 디지털화하는 작업인 뿌리깊은 프로젝트는 2018년 572돌 한글날 패키지와 함께 공개했으며 3년간 개발과 론칭, 배포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2017년 연구소의 부산 워크숍 과정에서 들렀던 고서적 거리에서 시작된 뿌리깊은 프로젝트를 통해 시대별 의미 있는 글씨들을 연구하며 뜻을 이어가고자 했으며, 이용 제약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서 좁았던 한국어 글꼴의 선택권을 넓혀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년 동안 30종의 폰트를 선보였던 뿌리깊은 폰트는 지금도 방송과 교육 기관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리디와 개발한 질감폰트는 PPT와 로고, 배너, 카드뉴스, 유튜브 썸네일 등의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탬플릿을 제공하면서 많은 고정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디자인 플랫폼 미리캔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미리디에서 유료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차별화를 위해 보다 다양한 폰트를 선보이고 싶어했고, 이를 위해 미팅을 이어가던 중 모든 산업의 디지털 기반데이터 활용 활성화 촉진을 위해 데이터 구매·가공 바우처를 지원하는 데이터 바우처 사업에 함께 참여해서 질감폰트를 만들어 내게 되었습니다.

▲ 미리디와 개발한 질감폰트

10여 곳의 지원 기업 가운데 미리디가 단독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전용 서체 개발 계획을 제출한 다른 곳과 다르게, 고정된 어떤 패턴만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기하학적인 새로운 해석을 반영한 폰트를 만들어 보자는 질감 폰트의 취지와 개발 이슈가 받아 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질감폰트는 데이터바우처 사업 진행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색깔이 입혀져 있는 것을 컬러 폰트, 인쇄 공정에서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것을 에코 폰트라고 했을 때, 폰트 안에 어떤 패턴들을 디자인해서 자체적으로 각기 다른 질감이 입혀지도록 R&D를 진행했습니다.

소장님 타이포그라피 석사 논문 주제 의성어, 의태어 폰트는 독특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하면서 캘리그라피를 통해 한글을 쓰면서 한글 자체가 움직임도 표현이 가능하고 소리도 표현이 가능하다라는 걸 이미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만화책에서 웹툰으로 사람들의 소비 형태가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웹툰 안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성어, 의태어를 체계적으로 디지털화해서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는 것이 석사 논문의 시작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동작과 소리들을 하나하나 제가 직접 디자인을 해 봤습니다. 예를 들어 ‘휙’이라는 글자에서는 뭔가 고개를 돌리거나, 어떤 것이 휙 지나가거나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데, 자소 자체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형태로 느껴질 수 있게 디자인을 해주고, 쿵쾅 이런 것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의 쿵과 어디서 어디의 방향으로 부딪혔을 때 이런 형태가 나올 수 있겠다라는 것들을 가설로 세워놓고 직접 디자인을 하고, 타이포그라피적으로 해석하면서 논문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디자인210의 구독 서비스는 언제부터 시작하셨습니까.

본격적으로는 2017년부터 디자인210의 폰트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본격 구독 서비스 시작에 있어서도 차별화한 부분은 최초로 영구전환제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입니다.

정수기 렌탈과 같이 일정 기간 폰트를 사용한 뒤에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폰트를 영구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니즈를 만족시키면서, 3년이라는 기간 뒤에 폰트를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게 된 뒤에도 저희가 선보이는 새로운 폰트를 계속 구독하도록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의 지속 여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서비스를 단종한 뒤에 재개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영구전환제를 부활시켰습니다.

지금은 3년 기간이 마무리된 뒤에도 새로운 폰트를 구독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고,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폰트 제공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고객들의 추세를 보면, 3년 영구전환제로 가거나 다년 계약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매년 번거롭게 연장하는 것보다는 다년 계약을 통해 구독 서비스를 이어 가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며, 저희가 제공하는 다년 계약 관련 정책에도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 22년까지 유난히 다년 계약 건이 많았고, 연 단위 과금 외에 월 단위 과금 방식을 통해서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폭을 넓혀, 본인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자유롭게 폰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중을 따져보면 인쇄 보다는 영상 분야 고객이 더 많지만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제휴를 통해서 폰트를 사용하고 있는 인쇄 분야 기업들도 늘고 있습니다.

로고세상이나 피오디클럽과 같은 카페들과의 제휴를 통해 인쇄분야 기업들이 영구전환제 등을 통해 폰트 사용이 늘고 있는 것은 이 분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좋은 조건으로 사용하실 수 있도록 하고있으며, 기업 규모와 관계 없이 인쇄분야에서도 다양한 폰트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려 하는 기업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디자인210의 폰트 가운데 출판 인쇄물이나 지면 상업 광고 디자인에 있어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폰트는 어떤 것을 추천하실 수 있을까요.

보통 디자인을 할 때는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게 되는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폰트가 가진 웨이트입니다. 그런 기준에서 디자인210 폰트 가운데 본문용으로는 마루고딕이나 M고딕이 다양한 웨이트를 가지고 있어서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본문용 폰트지만 헤드라인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디자인210 대표 폰트 가운데 하나인 옴니고딕도 제목용으로 좋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상업용 광고 디자인에서는 수퍼사이즈와 콤퓨타세탁을 제목용으로, 옴니고딕과 수명조를 본문용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 콤퓨타세탁

2022년도 폰트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최근 이한나 교수님께서 세미나에서 발표하신 연도별 지자체들의 폰트 개발 현황 관련 자료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역자치단체 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들까지 지역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일선 실무자부터 자치단체장들까지 문자가 가진 영향력을 지역 발전을 위해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인식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을 자료로 확인하면서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폰트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이는 굉장히 의미있는 변화라고 평가하며 폰트를 통한 지역 브랜딩 활성화는 퍼스널 브랜딩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확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디자인210 차원에서는 지자체들의 지역 브랜딩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보다 의미있는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용 가이드를 만드는데도 기여할 계획입니다.

2023년 디자인210이 추구하고자 하는 장단기적인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지난 2년 동안 방송 분야에서 가장 선호하는 폰트업체가 되고자 노력했고 나름 성과를 거뒀다면, 2023년에는 퍼스널 브랜딩 관련 시장 흐름에 맞는 폰트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만들어 가보려 합니다.

폰트디자인연구소에서도 이를 위해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큰 틀에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콘텐츠 창작자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MCN(멀티 채널 네트워크) 기업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저희와 함께 전용 서체 개발부터 지속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소속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사용권을 같이 제공해 줄 수 있는 계약으로 확장하고 있는 샌드박스와 같은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MCN 기업들을 합병하거나 이런 성격으로 확장해 나가는 움직임을 볼 때 앞으로 이들 기업에 적합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샌드박스 전용서체 SB어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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