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의 역사
인류 역사상 최초의 표준은 BC 7000년 경 이집트에서 무게의 단위로 사용하였다는 표준화된 원통모양의 돌로 알려져 있다. 동양에서도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후 첫 번째로 시행한 일 중의 하나가 도량형의 통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면 고금을 막론하고 집권자가 국부를 늘리려는 수단으로서 민간의 상거래에 대한 공정성을 제공하는 한편 조세 징수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표준을 제정, 운영했다.
이후 인류의 기술이 발전하게 됨에 따라 표준화가 몇 가지 역할을 추가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표준 부품의 활용’, ‘제조공정에 표준화 적용’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17세기의 네덜란드인들은 어선을 제조하기 전에 교체가 가능한 부품의 수를 정하고, 이 부품들을 모듈화함으로써 어선을 획기적으로 빠른 시간에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국제표준의 태동
국제표준은 국가간의 교역 또는 교류 및 다자간 교역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무의미했다. 폐쇄 경제 상태에서 국가표준은 필요했겠지만 국제표준의 필요성은 강조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인류가 국제 교역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전까지는 국제표준의 필요성은 별로 강조되지 않았다. 인류가 다자간 국제 교역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한 시기는 1850년대 이후이며, 바로 이 시기부터 인류는 국제표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 시기에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많은 국제기구들이 태동하였는데 이는 영국이 대영제국으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하고, 수에즈운하가 개통됨으로 세계화가 활성화된 시기와도 일치한다.
국제표준기구의 설립
공식적인 국제표준제정 논의가 시작된 것은 미터 시스템을 통한 도량형의 통일을 다루기 위한 국제적 기구로서 ‘국제도량형국(Bureau International des Poids et Mesures:BIPM)’이 설립되던 시기부터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국제규격들은 시간과 항해에 관련 되는 규격이 대부분이었으며, 1884년 유럽 주도 하에 전세계가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한 자오선을 경도의 ‘0’으로 승인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근대적 국제표준의 발전
1947년 ISO가 창설되었을 때는 약 15만 여 종의 국가규격들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ISO는 우선 이 국가 규격을 국제화 시키는데 최대한 중점을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국제표준화는 1960년대를 맞이하여 실질적인 의미에서 큰 발전을 거듭하였다. 육상 · 해상 · 항공 교통 수단의 비약적 발전은 국제적 무역교류를 더욱 왕성하게 하여 각 국간 국제표준화의 교류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고, 국제표준화 사업은 성장의 길로 진입하게 되었다.
국제표준화 사업의 성공은 국가 규격의 차이로 인해 활동에 지장을 받아온 다국적기업의 발전과 국제적 및 기술적으로 조화된 규격 개발이 필요하다는 회원국 정부의 인식 변화, 개발도상국에서의 표준화 단체 설립을 위한 활발한 활동, 상이한 분야에 대한 참여 확대로 인한 ISO 규격 제정 대상 범위 확대, 그리고 기술적 문제에 대한 국제적 규칙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타 국제기구의 인식 제고의 필요성과 국제사회의 공감대에 기초하였다.
국제표준기구의 설립과 표준화 동향
1990년대 이후에 나타난 국제표준화 동향의 가장 큰 맥락을 4가지로 정리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표준이 시장의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대두되었으며, 둘째, 단일 국제표준에 대한 요구가 급속히 증대했고, 셋째, 국가간 상호인정협정 체결 노력이 확산되었고, 넷째, 표준의 적용 분야가 급속히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ISO 및 ISO TC130 조직
이러한 가운데 그래픽 기술, 즉 인쇄 산업을 대표하는 기술위원회가 ISO내에 태동, ISO TC130으로 시작하였으며, 국내에서도 2010년부터 ISO TC130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ISO는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즉, 국제표준화기구를 칭하며, TC는 Technical Committees, 즉 기술위원회를 칭한다. ISO 조직은 총회 하에 이사회를 중심으로 정책개발위원회와 이사회상임위원회, 특별 자문그룹이 있으며, 중앙 사무국을 비롯해 기술관리이사회가 있다. 그리고 기술관리이사회 산하에는 표준물질위원회와 기술자문그룹, 그리고 기술위원회가 속해있다.
ISO TC130은 국제표준화기구 산하 기술위원회130으로 그래픽 기술 표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ISO TC130 내에서는 WG1, WG2, WG3, WG4, WG5, WG10, WG11, WG12, WG13, JWG7, JWG14 및 TF3의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WG1은 용어(Terminology), WG2는 프리 프레스 데이터 교환(Prepress data exchange), WG3은 공정 제어 및 관련 도량(Process control and related methodology), WG4는 미디어 및 재료(Media and materials), WG5는 인체공학 – 안전(Ergonomics – Safety), WG10은 보안인쇄 공정 관리(Management of security printing processes), WG11은 그래픽 기술의 환경적 영향(Environmental impact of graphic technology), WG12는 후가공(Postpress), WG13은 인쇄 적합성 평가 요건(Printing conformity assessment requirements), JWG7은 TC130 - ICC WG의 조인트 워킹그룹으로 컬러매니지먼트(Colour management)를, JWG14는 TC 130 - TC 42 - ISO/lEG JTC 1/SC 28의 조인트 워킹그룹으로 측정 방법(Print quality measurement methods)을 , 그리고 TF3은 워크플로우 표준 로드맵(Workflow standards roadmap)에 대한 표준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
ISO TC130 국내 위원회
ISO TC130 국내 위원회는 현재 총 19명의 전문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ISO TC130의 간사기관이자 표준개발협력기관(COSD-Cooperating Organization Standards Development)으로는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 창강제지기술연구소가 2023년부터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표준의 의의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표준화(Standardization)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의 상태로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에 필요한 합리적 기준이 바로 표준(standards)을 의미하며, 표준은 합의에 의해 작성되고 인정된 기관에 의해 승인되며, 공통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위해 제공되는 규칙, 가이드 또는 특성을 제공하는 문서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표준은 과학, 기술 및 경험에 대한 총괄적인 발견 사항들에 근거하여야 하며, 공동체 이익의 최적화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표준의 기능 및 효과
표준의 기능은 첫째, 사회, 경제적인 효율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며, 둘째, 산업발전에 기반하고 있고, 셋째, 교역증대와 무역 자유화에 기반하고 있다.
표준의 가장 큰 효과는 호환성(Compatibility)이 가져오는 네트워크 효과를 비롯해, 생산 공정의 혁신과 시장의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가능케하고, 판매 경쟁을 가속화 시켜 신기술개발을 촉진하고 매출 증대시키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과정에 대한 정보를 통일된 방법으로 제공하여 거래비용을 감소시킨다. 소비자에게는 정확하고 알기 쉬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한다. 또한, 기업에는 기술혁신을 가속화시키는 기능을 제공하고, 제품의 품질, 건강, 안전, 환경 등의 분야에서의 표준은 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표준의 효과이다.
강원대학교 창강제지기술연구소
ISO TC130의 간사기관이자 표준협력개발기관인 강원대학교 창장제지기술연구소는 제지산업 발전에 필요한 생산기술 연구개발 및 중소제지 기업의 R&D를 지원하고, 제지연구개발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국내의 펄프 제지 관련 연구소 및 유관 업체와의 공동연구로 첨단 기술 축적 및 성장동력 발굴로 제지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창장제지기술연구소에서는 표준 개발 지원 외에도 펄프 및 제지 분야의 선진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비롯해, 기술개발 연구지원, 전무연구인력 양성, 전문 연구인력 및 시설 인프라 공동 활용, 국내외 전문 관련 기관 및 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포장, 인쇄, 환경 등 타 산업과의 융합기술연구을 담당하고 있다.
ISO TC130의 표준화 전략
지난해부터 ISO TC130에서는 간사기관이자 표준개발협력기관인 창장제지기술연구소와 함께 기존의 표준 문건을 부합화 하는 활동 외에도 특수 잉크 및 기능성 용지, 지속 가능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및 코팅, 재단, 제책 장비를 위한 표준 개발과 마련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특수 잉크 및 기능성 용지에 대한 각 인쇄 방식별 적합성 표준을 마련하고, 디지털 잉크젯 인쇄용 피인쇄체의 용지 표준을 개발하며, 지속 가능한 포장재 개발 기술 및 친환경 포장재의 품질, 재활용 및 폐기 기준을 위한 표준을 개발,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텍스타일 인쇄에 대한 인쇄 환경 표준과 인쇄 공정별 카본풋프린트 배출 계산 기술 표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팩토리 구성의 가장 핵심인 자동 디지털 워크플로우 및 인공지능 환경과 기술에 대한 표준, 디지털 인쇄용 코팅 기술, 그리고 코팅, 재단, 제책 장비의 사용 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 또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고속 잉크젯용 용지에 대한 표준 개발은 국내 제지 업체들의 국내외 사업 전개에 있어 필요로 한 표준 개발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ISO TC130 총회 서울 개최
ISO TC130 국내 전문위원회와 강원대학교 창장제지기술연구소는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오는 12월 2일부터 6일까지 ISO TC130 총회 및 워킹그룹 회의를 서울 중구 소재 을지 유니크팩토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국내 인쇄 산업계의 표준 도입과 표준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으며, 인쇄 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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