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계2015.10] Global Interview-동남잉크

여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인쇄산업 역시 대(代)를 이어 기업을 이어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인쇄시장의 지속적 불황으로 인해 오랜 전통을 가진 신문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긴 역사를 이어온 인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그 동안 이어 온 사업분야의 전환과 확장, 축소 등에 있어 적절한 시기를 놓쳐 오랜 전통의 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

세계 인쇄시장에서 기자재와 인쇄기술 측면에서도 강자로 꼽히고 있는 일본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전통의 인쇄관련 기업들이 쉽지 않은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1960년대 프로세스 잉크 제품 전반을 생산하던 전문 잉크제조공장으로 시작, 70년대 주식회사를 거쳐 5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동남잉크㈜(대표취제역 유키오 미나미노(YUKIO MINAMINO)/ www14.plala.or.jp/tonan3730/index.htm)는 조부에서 시작해서 3대 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오랜 기간 이어오던 생산제품과 회사 규모, 많은 수의 고객사들을 모두 과감히 버리고 15년 전부터 골드와 실버, 펄, 형광 등 특수잉크 전문 제조기업으로 시장에서 새롭게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 째 대표로 취임하면서 회사 규모를 이전보다 축소하고 과감하게 사업분야의 전환을 선택한 유키오 미나미노 동남잉크 대표는 “오랜 역사와 함께 잉크 제조에 대한 노하우와 수백 여 고객사들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대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점이 보였기 때문에, 물량위주의 메이저 잉크업체들과의 직접적인 경쟁보다 적은 양이라도 품질의 고급화를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금, 은, 펄, 형광 등 특수잉크제조로 사업분야를 과감히 전환했다”고 하면서 “이제 일본시장에서 품질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해외 수출물량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보다 다양한 종류의 고기능성 특수잉크의 연구개발을 통해 인쇄산업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열어가는데 이바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을 이어가는 입장에서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규모 유지와 사업 분야 확장, 전환에 대한 강박관념을 치밀한 트렌드 분석을 통해 과감한 사업분야 전환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기업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미나미노 대표에게 최근 일본 인쇄시장에서 특수잉크에 대한 수요 변화와 제반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먼저 동남잉크에 대한 회사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1960년대 저희 조부께서 일반 프로세스 잉크 전문 제조기업으로 처음 출발한 동남잉크는 부친께서 1970년대 주식회사로 전환을 거쳐 15년 전 제가 대표취제역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15년 전 제가 대표로 취임하기 전까지는 50여 년 가까이 이어 온 인쇄잉크에 대한 제조 노하우와 많은 인력, 수 백여 거래처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제가 대표에 취임한 이후 과감하게 기존의 생산 제품과 수 백여 거래처 등을 모두 버리고 골드와 실버, 펄, 형광 등 특수잉크 전문 제조기업으로 사업 분야를 전환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Q 오랜 기간 이어 온 사업분야를 갑자기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A 물론 제가 대표에 취임했을 당시에도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인쇄산업 경기는 지속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려가고 있었고 인쇄 뿐 아니더라도 여러 산업분야에서 중소규모의 제조업체들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시장에서 공격적인 저가 공세를 통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표로서, 5년 혹은 10년을 겨우 이어가는 것이 아닌 50년 이상의 장기적인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선택이 필요했습니다. 거기서 선택한 것이 특수잉크 전문제조기업으로의 과감한 방향 전환이었습니다.

메이저 잉크기업들이 물량 위주의 대규모 생산 설비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의 특수잉크분야에서는 품질만 인정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이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회사 구조를 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골드, 실버잉크를 중심으로 특수잉크 전문 제조기업으로의 변화를 이어갔습니다.

초반에는 매출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제는 일본 내에서 품질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해외시장에서도 꾸준하게 수출 물량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Q 주요 생산 제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A 저희 동남잉크에서 생산하고 있는 잉크 제품은 크게 오프셋 인쇄용 잉크(골드/실버/펄 화이트/형광잉크 등)와 UV플렉소 인쇄용 잉크(실버/펄 화이트), 용제 베이스 잉크(유리잉크/스크린인쇄용 잉크/스크린 인쇄용 변화잉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매달 약 20톤의 잉크 생산능력이 있으며 UV잉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으로는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와 미주지역에 (UV)골드잉크를 중심으로 수출량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스크린인쇄용 잉크의 경우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진 않지만 인몰드 성형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미러잉크와 스크린 변화잉크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굴지의 스크린인쇄잉크 브랜드가 있지만 저희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장품 패키지를 작업하고 있는 업체에 UV 오프셋 인쇄와 미러잉크를 조합한 제작방법을 제안, PP필름으로 제작하는 화장품 케이스에 이 방법이 채택되면서 해당 인쇄업체가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얻게 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동남잉크에서 자체 개발한 제품인 UV유리가루 잉크는 OP니스 타입의 잉크로 레터프레스 라벨인쇄기에서 이미지 위에 인쇄를 함으로써 기존 실크스크린인쇄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펄 효과를 구현할 때 사용됩니다.

최근에 신제품 라인업에 포함된 하이브리드 UV골드, 실버 잉크도 일본 내 설치되어 있는 하이브리드 UV인쇄기에서 이미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곧 본격적인 출시를 앞 두고 있습니다.

저희의 주 제품인 골드와 실버잉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서 산업용 도료도 생산하고 있는데 골드나 실버컬러의 액자테두리 장식과 기존에는 순금박을 입혔던 사원의 불상용 도료도 제조하고 있습니다.

 

Q 잉크품질의 일관성 등 제품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골드와 실버잉크의 경우 금속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여러 단계에서 철저한 컬러 관리를 하고 있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가 생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러한 미세한 차이조차 없애기 위해서 생산공정에서 3 라인의 로트를 믹스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을 통해 UV메탈 잉크의 빠른 겔화 현상을 극복한 것도 저희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골드와 실버 잉크는 겔화 현상이 빠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일반 타사제품의 경우 냉장보관을 권하거나 3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희는 자체 특허를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일반 프로세스 잉크처럼 보관을 하셔도 6개월까지도 겔화현상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겔화현상이 늦은 잉크는 색상의 변색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입니다. 겔화현상이 발생할수록 점점 점도가 올라가서 잉크막도 고르게 퍼지지 않고, 전이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겔화현상이 빠른 잉크로 작업을 해보면 처음 인쇄와 마지막 인쇄물의 색상차이도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은 금은잉크 특유의 성질 때문입니다.

 

Q 다양한 인쇄제품에 골드&실버 잉크가 활용되게 하기 위해 디자이너들과의 교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실 것으로 보입니다.

A 동남잉크 자체적으로 디자이너들과 별도의 교류활동을 진행하고 있진 않지만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큰 규모의 인쇄회사들이 정례적으로 인쇄영업과 현장 관리자, 협업하고 있는 디자이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는 회의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적극 제안하고 있으며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자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들을 교류하고 이것이 제품개발에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UV 오프셋 인쇄와 미러잉크를 조합한 제작방법과 같은 복합인쇄는 작업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로운 단점이 있지만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인쇄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무엇보다 인쇄작업의 디자인에서 부딪혔던 한계를 넘어 디자인의 가능한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앞에서 소개한 PP소재의 화장품 패키지를 작업했던 한 인쇄업체는 몇 천엔짜리 잉크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몇 만엔 짜리 미러잉크를 사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제작, 제안하는 부분을 얘기했을 때 담당자가 기존보다 높은 잉크 가격에 놀라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구현한 인쇄품질을 화장품 회사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지금은 그 인쇄업체의 새로운 품질경쟁력이면서 주요 노하우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희가 제안하는 것들이 채택되진 않지만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UV금·은 잉크인쇄

▲ 스크린 변화 잉크인쇄

Q 한국에서는 몇 가지 문제들로 인해 수요는 늘어가고 있지만 골드와 실버는 잉크로 인쇄하기 보다는 박 작업 등의 후가공을 통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일본에서도 골드와 실버잉크를 사용한 인쇄작업의 경우 디자이너가 원하는 색감의 완벽한 구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인쇄현장의 작업자들이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저희 잉크를 사용하는 거래처들의 경우 이러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골드와 실버를 사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인쇄물을 작업하고 있는데요, 전체 인쇄물 작업에 있어 골드와 실버잉크를 활용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일본시장에서는 우리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메인상품을 만들 때 골드잉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일본시장에서 크게 히트한 유명 제과브랜드의 스낵 제품 패키지에 골드잉크를 사용했는데 이 상품에서 처음으로 UV골드잉크를 사용한 것으로 해당 스낵 제품은 이 브랜드의 메인상품이 되었고 매월 300Kg이상 동남잉크의 골드잉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학원이나 보험, 연예사업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클리어파일을 제작할 때에도 UV오프셋 인쇄 후 미러인쇄로 한 번 더 인쇄를 해 주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어 고가의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명 브랜드의 모바일폰 쇼핑백에 실버잉크로 회사로고를 작업한 인쇄물과 유명 통신업체가 제작한 VIP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감사카드 내에 있는 회사 캐릭터에 골드와 실버잉크를 적용한 케이스, 치약 패키지, 고급 스타킹 패키지 등 저희의 제안을 통해 제품 패키지 작업에 반영되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제품이 여러 개 있습니다. 

제약회사의 약품과 건강약품의 영양드링크 패키지에도 많은 부분 골드잉크가 사용되고 있으며 담배 패키지에 사용되고 있는 골드잉크의 수출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개발 초기 때와 비교하면 골드와 실버잉크의 품질이 확실히 많이 좋아졌지만 보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휘도가 높으면서 더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한 잉크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사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제품개발에도 많은 부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와 미주지역에서 수출물량이 많이 늘었는데 이를 좀 더 높여 가면서 한국에서도 좋은 파트너를 통해 교류를 진행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품문의 - 산옥스 (SUNOCS)

홈페이지 http://www.sunocs.co.jp/kr/index.html

이메일 k-so@sunocs.co.jp / 전화번호 070-4148-5858

취재_글_안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