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코 엡손(이하 엡손)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전세계 소비자의 기후변화 인식과 심각도를 조사한 ‘기후 현실 바로미터(Climate Reality Barometer)’ 결과를 지난 9월 13일 발표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현실 인식 부족, 비관론보다 낙관론이 우세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일생 동안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절반 정도의 응답자가(46%) 매우 낙관적이거나, 다소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매우 비관적이거나 다소 비관적이라고 응답한 27%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세계 평균은 낙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로 대중의 인식 증가(32%), 해결책을 제공하는 과학기술의 발달(28%), 재생 에너지 전환조치(19%) 등을 꼽았다. 특히, 응답자들 가운데 5%는 기후위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지역별로는 미국 11%, 독일 7%, 영국 6%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7월은 전 세계가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으며, 유럽과 북미, 아시아에서의 산불, 중국과 콜롬비아, 독일에서의 대홍수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유난히 많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심각한 기후변화 현상과 관련해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가 역전되려면 수천 년이 걸릴 것이라 보고했으며, 엡손의 기후변화에 대한 바로미터를 발견한 이번 조사 결과는 기후변화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들의 낙관론이 우세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세이코 엡손의 유럽 법인 지속 가능성 책임자 Henning Ohlsson은 “우리의 눈앞에서 기후위기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심지어는 부인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는 정부, 기업, 개인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협력해서 COP26이 해결책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언급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이해와 행동의 괴리 커
해당 조사 결과의 지수는 낙관론이 기후변화와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응답자 가운데 대부분이 지구 온도 상승과 기후변화의 연관성(77%),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의 연관성(74%),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73%)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와 달리, 기근(57%), 인류 대이동(55%), 곤충 급증(51%) 등의 현상에 대한 인식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으며, 지역 간의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기근에 대한 문제 인식은 대만(72%)이 가장 높았으며, 미국(44%)이 가장 낮았다.
또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이러한 비상상황에 대한 책임이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에게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4명 중 1명 이상(27%)은 정부를, 19%는 기업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꼽았으며, 약 18%는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개인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답변은 인도네시아가 30%로 가장 높았으며, 중국과 독일은 각 11%로 가장 낮았다. 고무적인 것은 응답자들 가운데 31%가 집단적 책임을 인식하고 있는 점이다.
응답자 대부분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생활습관을 바꾸는데 적극적인 반면, 일부는 더디게 행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 가운데 78%가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의 전환에 동의했지만, 실제로 전환한 응답자는 29%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2%는 지속가능한 제품으로의 전환에 동의했으나, 45%만 실천 중이다. 그리고 채식 위주의 식단 전환은 58%가 동의했지만, 단 27%만 실행하고 있으며, 지속 불가능한 브랜드를 불매운동 하겠다는 응답은 63%인 반면, 29%만이 실제로 쇼핑 습관을 바꾸었다고 답했다.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한국 소비자들은 기후위기에 비교적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낙관적(24.9%)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경우 과학기술의 발달(31.2%), 기후위기를 인지(27.1%), 재생에너지 전환조치(18.6%)로 인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비관적(34%)이라 답한 응답자 중 절반 이상(56.5%)이 기후위기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기후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전기차로 전환(55.9%), 걷거나 자전거 이용(58.9%), 재생에너지로 전환(53%), 플라스틱 사용 감소(54.4%), 재활용품 사용 습관 개선(65.9%) 등 대부분의 생활습관 영역의 변화를 실천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천이 동반된 인식 중요, 지금은 기업이 행동해야 할 때
‘기후 현실 바로미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가 자신과는 무관하게 다른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로 여기고 있음을 확인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14%만이 기후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대기업에게 있다고 답했으며, 중소기업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다. 이는 기후위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5%보다 낮은 수치로 바로미터는 지금 바로 기업들이 더 큰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임을 시사하고 있다.
기업은 혁신적인 지속가능성을 통해 다른 기업과 소비자에게 기후위기 해결에 동참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엡손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Heat-Free’ 기술 개발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환경을 위한 기술 개발 R&D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 및 재료 혁신을 넘어 기업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통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엡손은 2023년까지 전 세계 제조 현장의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에 가입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함께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세계 극지의 영구 동토층을 보호하는 ‘Turn Down the Heat’ 캠페인을 런칭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달성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엡손 글로벌 오가와 야스노리(Ogawa Yasunori) 사장은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부족(Climate Reality Deficit)의 발견은 기후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 실천이 동반되는 인식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엡손의 목표는 이러한 인식과 다른 기업,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혁신적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지만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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