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내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음에도 지역을 벗어나 수도권 등에서 처리되고 있는 인쇄 물량들을 지역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 인쇄업계 발전을 위한 대안 모델을 만들기 위해 동종업계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축적해 온 지역 내 인쇄 소상공인 5개사가 모여 지난해 9월 설립한 디지털인쇄협동조합(이사장 윤지현/www.dpcoop.com)이, 캐논 디지털 인쇄기 VarioPrint iX 2100와 호리존 BQ500 무선 제책 라인을 기반으로 한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새로운 협력 관계와 혁신적인 공동장비 도입을 위해 참디자인과 교육사, 서재문화사, 경진디앤피, 피엔에스까지 지역 인쇄업체 5개사가 참여하고, 참디자인 윤지현 대표가 조합 이사장을 맡아 설립한 소상공인협동조합인 디지털협동조합은 빠른 생산성과 고해상도의 높은 인쇄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잉크젯 방식의 캐논 디지털 인쇄기 VarioPrint iX 2100이 가진 강점을 활용해서 고객이 원하는 색감을 구현하는 품질 위주의 인쇄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 점차 고객층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4월초, 본격 운영 이후 3개월 여를 맞은 디지털인쇄협동조합을 찾아 설립 이전부터 조합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디지털한글사 송성범 대표이사와, 조합 이사를 맡고 있는 ㈜디지털한글사 디지털사업부 송진섭 팀장에게 조합 운영 현황과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산 시스템 운영을 시작하고 3개월 여가 지난 지금, 조합 운영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성범 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용지를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인쇄장비는 아날로그 오프셋 인쇄기처럼 설치 후 바로 운영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모조지와 아트지, 일반 특수지 등 일반적인 인쇄물에 사용하는 용지들은 관계 없지만, 여러 종류의 특수지들은 그에 따른 특성을 맞추고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제지 회사별로 색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생산 시스템을 안정화하는데 주력하다 보니까 아직까지는 협동조합 설립 목적 가운데 하나인 온라인 기반 대형업체들보다 쉽게 접수할 수 있으면서, 더 좋은 인쇄 품질을 경쟁력 있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지역에 충분히 홍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번 오셨던 고객분들은 계속 찾아주고 계십니다. 특히 전문 디자이너 분들의 재주문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조합에서 본인들이 디자인한 색감을 100% 가까이 구현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생산 시스템을 구동하고 3개월 여가 지난 지금까지 15곳 정도의 업체들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으며, 아주 큰 규모의 거래처들은 아니지만 올 1월에 4천 여 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그 이상의 매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기반 대형 인쇄업체들만 더 대형화되고 중소인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업체들이 함께 모여 장비를 도입하고 인쇄물량도 공유하는 협동조합이라는 시스템으로 3개월 여 동안 운영해 본 결과, 매우 바람직한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소업체들이나 기획사들이 쉽게 주문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주문을 위한 홈페이지가 필요할텐데요, 이와 관련된 작업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성범 현재 디지털인쇄협동조합의 영문명 Digital Print Cooperation에서 만든 dpcoop.com이라는 도메인으로 홈페이지를 열고 여러 가지 인쇄 품목을 하나씩 입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기반 대형업체들과 같이 인쇄 주문 플랫폼 제작에 연간 억대의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지만 합리적인 예산 규모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7월경 홈페이지를 본격 오픈하고 운영하게 되면 중소인쇄업체들에게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온라인 대형 업체들에서는 다양한 인쇄물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컬러를 구현하기 어렵고 작업 진행 상황 파악도 온라인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조합에서는 디지털 인쇄장비를 기반으로 보다 적은 규모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지만 작업 담당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원하는 색감을 구현할 수 있고, 직접 통화하면서 작업 진행 상황을 직관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며,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인쇄 장비를 기반으로 한 책자와 낱장 인쇄물 그리고 후가공 옵션까지 입력 작업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는 조합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오프셋 인쇄장비와 마스터 인쇄장비 같은 기타 장비들을 연동해서 활용할 수 있는 품목들을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dpcoop.com 홈페이지가 상대적으로 가지는 이점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송진섭 우선 관리자 운영 편의성이 강화되어 단가 조정 같은 부분이 더 쉽고, 온라인 대형업체들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업체의 견적 내용만 산출할 수 있지만 dpcoop.com에서는 중소업체들이 어려워하는 견적 산출을 조건에 맞게 할 수 있어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온라인 대형 업체들과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송성범 디지털인쇄협동조합과 같은 규모에서 품질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장비 가격이 높더라도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장비들을 도입해야 합니다.
이번에 도입한 캐논 디지털 인쇄기 VarioPrint iX 2100와 호리존 BQ500 무선 제책 라인을 기반으로 갖춰진 생산 시스템은 품질과 가격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송진섭 또한 조합에서는 가격을 최우선으로 온라인 대형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서 고객이 다시 찾도록 하겠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온라인 대형업체들의 품질에 실망한 고객들이 품질에 만족하고 재주문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격을 우선으로 문의하시는 분들에게는 가격에 특화된 업체들에게 주문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3개월 여를 운영하시는 동안 많이 작업하신 품목들을 무엇입니까.
송진섭 10부에서부터 300부까지 다양한 부수의 디지털 책자를 가장 많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샘플이 필요한 경우 1부나 2부를 작업한 경우도 있었고, 중철 책자나 명함도 있었습니다.
주요 고객들은 미술관이나 전시회, 사진 책자 등 높은 품질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서 주문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 앨범과 같은 품목의 경우 디자이너 출신 대표가 운영하는 앨범 전문 제작업체에서 타사 장비 보유 업체에 주문했다가, 원하는 색감을 구현할 수 없어 저희 조합에 주문했는데 이후 해당 업체의 모든 앨범 물량을 저희가 맡아서 작업하고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캐논 디지털 인쇄기 VarioPrint iX 2100은 잉크젯 방식으로 1,200 dpi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CMS 관리를 통해서 고객이 원하는 색감을 구현하고 있으며, 생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신속한 납기를 맞출 수 있습니다.
특히 조합의 시스템에서는 300부 물량까지 가격이 맞춰져 있지만, 500부 물량을 외부에서 작업할 경우 별도로 후가공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추가적인 작업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반해, 조합 디지털 인쇄장비에서는 정합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바로 제책 라인에 투입해서 다음 날 바로 납품할 수 있기 때문에, 500부 물량까지 작업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고해상도 인쇄물을 빠른 속도로 작업할 수 있다는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송성범 재미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디지털 인쇄장비에 모조지를 인쇄하게 되면 인쇄 색감이 탁해지기 때문에 고급 용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장비는 인쇄가 되는 면적만 프라이머 처리가 되기 때문에 일반 모조 용지를 사용해도 원하는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가를 절감하면서 원하는 품질의 인쇄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고객분들이 이 점을 높게 평가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신 고객들께서 주위에 추천을 해주시는 경우도 많이 있어, 추천을 통해 처음 찾아주시는 고객 수도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간 작업조만으로도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지만, 물량이 늘면 추가 작업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합원사들 간에 주문 물량 분배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계십니까.
송성범 조합에서 외부 주문 물량을 받으면 조합원사의 보유 장비에 맞게 이를 해당 조합원사에 접수하고 업체에서는 기존 가격에 10% 할인가로 조합에 인쇄작업을 해 줍니다. 이렇게 할인 받은 가격을 기반으로 조합이 운영되게 되고, 제판과 후가공은 조합에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합원사에서 디지털 인쇄물을 조합에 맡기면 하청 가격에 20%를 할인해서 처리해 주면서, 서로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조합 설립 당시 인터뷰에서 대구 지역 내 인쇄물을 모두 대구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송진섭 사실 기획사와 같은 인쇄 관련 업체가 아닌 일반 기업들도 충분히 대구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인쇄물량임에도, 잘 몰라서 서울 등 외부로 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물량들을 충분한 홍보를 통해서 조합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서, 대구 인쇄물은 대구 경북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어떤 단계별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송성범 우선 창원과 마산, 진주와 같이 이전부터 대구에서 인쇄물을 주문했던 지역들과 서부 경남지역과 포항 등의 지역에 홍보를 진행해서, 지역 고객들이 미끼 상품으로 아주 저렴하게 나온 상품들을 제외하고는 굳이 온라인 대형업체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고객층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품질 관리를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유지해서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으로 하는 고객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조합을 찾는 인쇄사 관계자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전에 온라인 대형업체에 고객 물량을 처리할 때는 불안정한 품질 때문에 고객들에게 어떤 추가적인 제안을 하지 못했는데, 조합을 통해 작업한 이후에는 품질에서 우선 만족하기 때문에 벨벳이나 엠보 코팅 등 더 높은 단가를 받을 수 있는 후가공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져,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쇄업계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온라인 대형업체들이 편리한 시스템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서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서, 정착 가장 중요한 인쇄 품질은 어디에 주문해도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그릇한 인식이 일반화되고, 관공서 물량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라도 조합에서는 품질을 우선으로 합리적 가격의 인쇄물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고객층 확보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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