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다인의글씨’라는 이름으로 신나게 폰트를 만들고 있는 폰트 디자이너 최다인입니다. ‘다인의글씨’는 누군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마음으로, 감정과 마음을 오롯이 전달 해 줄 수 있는 폰트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폰트 브랜드입니다.
저는 넓은 의미에서 무엇인가를 창작하여 타인에게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을 모두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저 스스로 즐거워서 만든 폰트가 다른 아티스트들과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작한 의도로 사용하시는 분들을 보면 딱 맞아 떨어진 것에서 오는 통쾌함이, 제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사용된 모습을 보면 의외성에서 오는 희열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감정들이 사용자와 같이 작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또 다음 작업에 새로운 영감을 미치기도 하구요.
폰트 업계에 처음에 들어오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어릴 때부터 편지 쓰는 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편지 한 장을 쓰면 내용의 3분의 2는 글씨체에 대한 이야기일 정도로 글씨체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힘들게 손글씨로 편지를 쓰다보니 상대적으로 시간이 모자란 고등학교 때는 제 손글씨로 된 폰트를 만들어서 빠르게 타이핑을 하고 싶더라구요. 결과적으로는 컴퓨터공학과를 갔지만 폰트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폰트 크리에이터라는 프로그램으로 혼자 만들어 본 폰트를 입사 지원서와 함께 몇 군데 폰트회사에 보냈고, ㈜렉시테크에서 폰트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양정보통신으로 자리를 옮겨 다양한 일을 했는데 주로 LG스마트폰과 해외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임베딩 폰트와 웹폰트 제작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폰트회사에서 5년 여의 경력을 쌓은 뒤에 저 만의 폰트를 만들어 보고자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1년 여의 시간 동안 ‘월간폰트’ 라는 이름으로 제가 만든 폰트를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적 갈증만 해소하려는 의도였는데, 월간폰트가 결국 ‘다인의글씨’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니 저에겐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었죠.
이후 모바일폰트를 시작으로 플립폰트, 산돌구름, myfont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폰트를 선보이며 사람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작업하신 폰트 종수는 어느 정도 될까요. 또한 ‘다인의글씨’가 가지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은 무엇이 있습니까.
정확하진 않지만 지금까지 100여 종의 폰트를 제작했습니다. 그 중 손글씨 폰트가 80여 종으로 상당 부분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은 굉장히 어려운 접근인데요, 아무래도 1인 작업자이다보니 새로운 시도를 쉽게 저지를 수 있는 것이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폰트 시장의 경우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여성들이 주 타겟 고객층이고, 그들이 선호하는 폰트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기 위해 순위나 매출, 즉 유행에 따라가지 않고 순간 순간 만들고 싶은 폰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뭔가 스타일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트렌드를 따라하지 않는 개성있는 스타일, 새로운 시도 등이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인의글씨’에서 새롭게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폰트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트렌드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Dain아애이오우’라는 폰트를 출시하면서 플립폰트에서 글자 밑에 색깔이 깔리는 스타일을 처음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컬러 폰트라는 기술이 있지만 글자의 배경이 계속 바뀌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컬러 폰트의 가독성이 너무 떨어지게 됩니다. 가독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글자의 색깔을 바꾸는 것은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다가 글자 밑에 색깔을 장식으로 넣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실제 폰트로 만들어 보았고,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라틴 시장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글자에 색을 넣은 컬러 폰트에 대한 수요가 있는 편인데요,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발현되는 컬러 폰트 오류를 ‘아애이오우’에 장식을 적용한 것과 같은 아이디어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라틴 모바일 환경에서도 문제 없이 컬러 폰트를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존의 폰트 디자이너들과 달리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다른 접근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다인의글씨 폰트 가운데 추천하고 싶은 것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Dain핫바’는 획을 단순히 이어가는 방식이 아닌, 면을 분할하는 독특한 접근으로 디자인된 폰트입니다.
안정감을 주기 위해 한글 제작시 중요한 큰 규칙을 기반으로 하지만, 때로는 그 규칙을 적절히 벗어나면서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를 더했습니다. 덕분에 주목성이 뛰어나면서도 가독성을 유지하는 균형을 이뤄냈습니다. 면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이 폰트는 글자 내부를 꽉 채우는 다양한 굵기의 변화로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하며, 유쾌하고 생동감 있는 인상을 남깁니다. 개성 있고 활기찬 분위기를 더하고 싶은 모든 프로젝트에서 폰트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해 볼 수 있습니다.
일렁이는 물결, 사막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그리고 소복하게 쌓인 눈의 부드러운 곡선을 담아낸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Dain위글위글’의 각 글자는 자연의 유동적인 요소를 연상시키며, 이를 통해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전달합니다.
특히, 3D 효과를 적용했을 때 볼륨감이 극대화되어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가능해져, 더욱 재미있고 독창적인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폰트는 제목용이나 패키징 디자인과 같은 다양한 시각적 요소에 잘 어울리며, 자연의 감성을 담은 프로젝트에서 그 매력이 한층 돋보일 수 있습니다.
‘Dain스푸키나잇’은 신비롭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지닌 판타지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글자의 일부분에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섬세하고 복잡한 장식들이 더해져 있어, Dain스푸키나잇으로 작성된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날카로운 곡선과 화려한 세부 요소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개성을 발산하며, 동화 속 마녀의 마법서나 고대 성의 비밀 문서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 폰트는 할로윈, 크리스마스, 게임 타이틀, 판타지 소설 표지, 또는 마법과 관련된 디자인 프로젝트에 특히 어울리며,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싶은 모든 창작자들에게 적합합니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꾸준히 모바일에서 폰트가 출시된 예정이고요, 그 외에 컨셉이 강한 폰트 제작에 흥미가 생겨서 한 동안은 과장되고 새로운 느낌의 폰트가 주로 나올 것 같습니다.
또한 자소의 디자인은 같지만 비율이 다른 고딕류인 ‘Dain보름달’, ‘Dain반달’이 출시되어 있는데요, 올해 가장 좁은 서체인 ‘Dain그믐달’을 만들어서 세 폰트를 한 세트로 하는 ‘Dain달’ 베리어블을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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