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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12.10] Special Report-캘리그래피

_인쇄기술정보_/특집 - Special Report

by 월간인쇄계 2013. 1. 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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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의 효과적인 활용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국내 최초 손글씨 전문회사 필묵(www.philmuk.co.kr) 김종건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필묵 김종건 대표는 “이 인터뷰가 한글날이 있는 10월에 독자들에게 소개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외래어인 ‘캘리그래피’보다는 우리말인 ‘손멋글씨’로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다. 이에 ‘캘리그래피’가 아닌 ‘손멋글씨’라는 용어로 이번 기사를 작성했다. 또한 인터뷰 중에도 계속해서 다른 문자와는 차별화되게 한글이 가지고 있는 조형성의 아름다움을 설명해 주었다. “다른 문자는 나열을 해서 쓸 수 밖에 없지만 한글은 쌓기와 나열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그 표현방법이 무한하다”고 말하며 “최근 손멋글씨의 활용 분야가 확장되는 반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활용된다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손멋글씨의 국내 디자인 활용 현황을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손멋글씨를 효과적인 활용에 대한 질문에는 “사용자들에게도 예술성과 차별성, 독창성, 문자 조형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답변을 내놓았다.


 

필묵 김종건 대표


Q 국내 1세대 손멋글씨 작가로서 1999년 필묵을 창립하셨습니다. 이를 결정하신 배경과 그 준비과정이 궁금합니다.
A 서예학과를 졸업한 뒤 서예잡지사의 기자와 폰트회사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하던 중, 1997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일본의 상업 서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분야가 대중과 서예가 소통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아래, 이에 필요한 관련 논문 검색과 컴퓨터 그래픽 학습 등 준비를 해 나간 뒤 1999년 국내 최초 손글씨 전문회사인 필묵을 창립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것을 돈을 주고 해야 하나’와 ‘술 한잔 값이면 주위의 서예가를 통해 부탁할 수 있다’, ‘충무로의 대필소에서 쉽게 제작할 수 있다’ 등 손멋글씨 활용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에 먼저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며 이전의 로고타입과는 차별화 된다는 점을 알리는데 노력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에서 캘리그래피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한글날이 곧 다가오는 만큼 외래어가 아닌 우리글로 용어를 순화시키고 싶습니다. 바로 손멋글씨입니다. 누구나가 자유롭게 쓰는 손글씨와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디자이너와 전문가들이 쓰는 것은 디자인의 우리말인 ‘멋지시’를 더해 손멋글씨라고 합니다.


Q 최근 상업과 문화,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손멋글씨가 활용되고 있는데, 대표님께서 이를 어떻게 체감하고 계십니까.
A 앞서 밝힌 것처럼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패키징 제품과 책 표지 디자인 등 다양한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폰트로만 하기에는 한정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요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었는데, 그 시점에 맞추어 손멋글씨가 대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서체개발을 진행하며 필묵의 브랜드를 더욱 알리게 되었고 싸인과 CI(Corporate Identity/기업 이미지 통합작업), 포스터 등 적용 분야를 더욱 확장시켜 나갔습니다. 최근에는 이를 넘어서 컵과 다기 등 도자 세트와 섬유, 노트 등 다양한 제품에 손멋글씨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요즘은 개인적으로 대량생산제품이 아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 도예 장인들이 만든 자기류에 서예가들이 글을 써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작품을 제작한 것처럼 말이죠. 이에 손멋글씨를 활용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여러가지 안을 구상 하고 있습니다.


Q 그 중에서도 현재 상업적으로 손멋글씨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업적인 분야에 활용되는 손멋글씨 제작에 있어서는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십니까.
A 먼저 문자는 크게 읽혀지기 위한 문자와 보여주기 위한 문자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컴퓨터 서체는 잘 읽혀 지기 위한 문자로 이에 중점을 두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멋글씨는 보여주기, 즉 이미지 중심입니다. 때문에 손멋글씨와 제품간의 이미지 합이 맞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에게도 예술성과 차별성, 독창성, 문자 조형성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또한 로고타입은 분야별로 다른데 제품과 패키징에 어울리는 유일한 스타일로 가기 위해 문자 구조가 보기 좋게 짜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다수의 손멋글씨 작품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게도 마치 덜 익은 감처럼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는 최근 손멋글씨가 유행한다고 해서 손멋글씨와 어울리지 않은 로고타입에도 적용을 하고 단가를 낮게 하기 위해 전문가의 작품을 사용하지 않은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품과 그 컨셉에 잘 맞는 것을 고르고 이를 판단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권자나 디자이너들 안목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양질의 손멋글씨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작가의 수가 적기 때문에 전문작가 육성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고 있습니다.   


  
Q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필묵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첫 번째 질문에서 밝혔듯이 처음에는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서 손멋글씨를 더욱 부각 시키고 빠르게 전파하고자 필묵 아카데미를 2000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눈 여겨 볼 부분은 손멋글씨에 대한 대중의 관심 증가를 대변하듯이 일반인들이 많이 와서 수강을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동아리에서 특별활동으로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손멋글씨 작가가 장래희망인 초등학생이 직접 찾아와 수강을 한 사례도 인상에 깊게 남습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손글씨 쓰기 교육 준비를 더욱 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이외에도 다양한 전시회와 세미나를 진행하셨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A 지난 2007년 ‘한중일 손글씨 디자인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 워크숍을 통해 각 국가의 손멋글씨 디자인 사례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한국을 비롯해 중국은 손멋글씨 디자인 활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긍정적인 발전도 있었지만 과용과 가격의 문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또 다른 돌파구를 찾고자 지난 7월 ‘디자인 시대의 손멋글씨 의미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한중 손멋글씨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를 위해 디지로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대표되는 믹스 문화와 모바일, 영상 매체에서의 손멋글씨 활용 사례들을 발표했습니다.
이외에도 단오에 진행되는 부채전과 한글날 청계천에서 개최되는 한글멋짓전 등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30일까지는 서울 라마다 호텔에서 손멋글씨 작가와 타이포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6인이 함께 평화를 주제로 한 작품을 전시하는 ‘한글평화전’이 진행됩니다. 



Q 최근 손글씨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디바이스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A 문자의 흐름을 보면 점토판 등에 도구를 찍기에서 종이에 글을 쓰기, 자판을 치기로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도구는 문자를 입력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먼저 종이와 필기구는 번짐과 같은 디테일과 개성 표현에는 좋지만 장소나 무게 등 사용에 있어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디바이스는 휴대성과 가독성은 좋지만 느낌 전달에 있어서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손글씨를 디지털에 적용한 장비들이 출시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삼성의 갤럭시노트와 엘지의 옵티머스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휴대성과 함께 내가 쓴 손글씨를 상대방에게 보내 감정 전달과 아날로그 감성을 더해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첨단기술에 맞춰 무한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이나 글자꼴 개발이 있습니다. 저도 시대에 따라서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어떻게 설정하고 계십니까.
A 먼저 교육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계속 이야기 했듯이 아직 국내에 손멋글씨 작가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높은 완성도의 손멋글씨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어 다양한 한글 글꼴을 개발,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집중적으로 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누구나 쉽게 손멋글씨를 접할 수 있도록 이론 서적의 집필과 함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손멋글씨 교육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순우리말과 손멋글씨를 합쳐 다양한 제품을 제작해 대중들에게 다양하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글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특징인 모아쓰기와 풀어쓰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한글의 활자를 해체시키면서 풀어낼 수 있는 이미지의 수와 이를 다시 모아서 창작할 수 있는 이미지의 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를 위한 방안을 계속해서 연구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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