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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18.04] Special Interview-서울특별시 최창식 중구청장

_인터뷰_/Special Interview

by 월간인쇄계 2018. 9. 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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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충무로로 통칭되기도 하는 중구 내의 여러 인쇄업체 집적지역은 역사적으로나, 해당지역에서 운영 중인 인쇄업체의 수, 종사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구청 입장에서 이들 인쇄업체들이 가지는 긍정적인 면과 안타까운 면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중구에는 서울시의 67%에 달하는 5,500여개의 인쇄업체가 있습니다. 

특히 전국 인쇄산업의 약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는 충무로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인쇄산업 집적지로, 도심부에 위치해있어 접근성이 좋고 단시간에 인쇄 전 과정의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규모 개인출판업체들과의 협업에도 적합한 지역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충무로에는 조선 초기 서적 인쇄와 활자 제조를 담당했던 주자소 터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독일 구텐베르크보다 무려 70여년 앞선 고려시대에 이미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해서 서적 인쇄를 시작하는 등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어 이를 토대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들의 잠재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낙후된 환경과 기반시설 노후화로, 젊은 층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고객 유입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로 인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인쇄업체가 늘어나고, 향후 인쇄 골목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Q 최근 지역인쇄인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지정한 중구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의 진행상황입니다.

그 동안 중구청에서는 중구인쇄산업발전협의체와 진흥지구협의체 등을 통해 지역인쇄인들의 의견을 폭 넓게 청취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구체적으로 진행될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A 지난해 충무로 3~5가, 인현동 1·2가, 을지로 3·4가, 오장동 등 일대가 서울시로부터 ‘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됐습니다. 

중구 전체의 약 54%에 달하는 3,000여개의 인쇄업체가 분포되어 있는 이곳이 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구청에서는 중구 인쇄산업을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미래형 도심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인쇄 진흥계획을 수립해왔습니다.

우선, 인쇄 전 제작 공정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스마트앵커시설’ 건립을 위해 서울시 공모사업에 지원했고 올해 초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로써 중구 마른내로 일대가 인쇄산업의 핵심 허브기능 및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할 대상지가 되었습니다.

해당부지는 세운 6-3-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 예정지로 올해 건립비 확보를 위해 서울시 투자심사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스마트앵커시설을 착공할 예정입니다.

이곳 지하 6층부터 지상 15층에는 인쇄소공인 입주 공간과 청년스타트업 공간, 공동구매 창고, 샘플작업실, 인쇄연구센터, 교육기관 및 주차장, 청년주택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이와 함께 민간을 통해 인쇄정보타운을 건립하고 인쇄업체에게 공간을 임대해 중구 전역에 분포돼 있는 인쇄업체를 클러스터 형태로 집약하려고 합니다. 이는 을지로 도시재생 추진 전략인 투트랙 전략 중 2단계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한 건물에 들어가면 종이와 잉크, 인쇄 등 인쇄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수요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면서 도심산업을 보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 같은 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 서울시 실무위원회와 심의위원회를 거쳐 서울시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인쇄산업 부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갈 계획입니다.



Q 청장님께서는 지속적으로 중구 내 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의 정비 계획에 대해 아파트형 공장형식의 인쇄집적클러스터 여러 동을 세워, 그 안에서 인쇄공정이 모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 지역 인쇄인들은 원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다수의 인쇄소공인들이 인쇄집적클러스터에 입주하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이에 1~2개 동이라도 인쇄소공인들을 위해 시프트 아파트와 같이 임대 형식을 취하는 등의 방안 마련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중구 관내에 자리하고 있는 인쇄업체들이 지금 형태로는 도심에 적합하지 않고,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형태를 바꾼다면 도시에 딱 맞는 업종이 될 수 있습니다.

인쇄와 공구, 타일도기, 봉제 등의 업종들이 자리하는 중구 관내에는 5천 5백여 업체가 모여 있는데, 이들이 도심 속에서 남아 있을 정도로 지속 가능하다면 어떤 공간수요가 필요할까요.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인쇄업체들을 위한 소규모 집적클러스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적어도 100여 개 이상의 업체는 유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인쇄집적클러스터가 만들어져 그 지하로 새벽에 용지가 공급되고, 그 안에서 인쇄 전 공정을 해결, 저녁에 납품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적의 공간 레이아웃이 만들어진다면 향후 인쇄업체 밀집지역의 재개발에 있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쇄집적클러스터는 입주하는 인쇄업체들에 있어 가장 업무 효율적이면서 볼거리도 있고, 근로자도 쾌적한 공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영세업체들을 위해 40%이상은 임대로 하되, 나머지는 선분양하는 형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인쇄업체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하로 위치하도록 하고, 수익이 높은 숙박시설과 같이 조망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위쪽으로 자리하도록 한다면 충분히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구청 인근에 부지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3년 후쯤에는 소규모이지만 효율적인 인쇄집적클러스터의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담당 직원들에게 관내 인쇄업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런 요소를 충족할 수 있는 인쇄클러스터에 대한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Q 지역 인쇄인들의 바람 가운데 하나가 중구에서 발주하는 인쇄물들을 지역 인쇄업체들의 수주 받을 수 있는 방안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현황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우선 지역 인쇄업체를 활성화하고자, 구청 각 부서에서 인쇄물 발주 시 관내 인쇄업체들을 적극 활용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인쇄 관련 기업정보와 실태조사 등을 통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쇄업체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중구 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일반소비자 및 기업소비자들이 중구 내 인쇄업체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지난 해 확정된 인쇄출판골목과 역사자원을 연계한 투어프로그램은 올해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A 인쇄업 종사자와 인쇄산업 전문가, 서비스 디자이너, 주민 등이 주도하는 ‘세월을 찍어내는 지붕 없는 인쇄소’가 충무로 인쇄업 부활을 이끄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충무로 인쇄골목 투어를 확장한 사업으로 충무로 일대 영세 인쇄업체와 독립출판 작가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먼저 디자인과 인쇄, 제책 등 인쇄 전 공정이 이루어지는 인쇄업체 17곳을 발굴했습니다. 

골목 내 참여업체에는 공정과정을 쉽게 시각화한 현판을 부착하며 인쇄사, 인쇄공정별 설명 등 인쇄와 관련된 정보를 총망라한 가이드북도 제작했습니다.

또한 충무로 진양상가에도 인쇄업체·독립출판 작가·고객을 잇는 거점 역할을 할 ‘독립서점&갤러리’를 조성했습니다. 이곳에는 청년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참여 인쇄업체의 출판물 샘플을 전시하게 됩니다.

‘지붕 없는 인쇄소’와 ‘독립서점&갤러리’ 오픈 행사는 오는 3월 27일 서울시 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구간 착수식에 맞춰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디자인 관련 전공 대학생과 인쇄업 관련 창업가 등 실질적인 수요자를 대상으로 인쇄 공정별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인쇄문화 전문투어 ‘인쇄유람’을 향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명동 관광특구와 같이 충무로와 을지로 인근지역도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와 숙박업소들이 자리하고 있어 이 지역에 대한 관광특구 지정을 통해 지역상권활성화 등을 바라는 지역인쇄인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구도심인 중구에는 현행 건축법에 맞지 않은 위법건축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점 허가 등 각종 허가가 잘 나지 않아 크고 작은 민원이 많습니다. 이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물을 일제히 조사해서 합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강구하고 있습니다. 위법건축물이라도 관광특구의 경우 허가를 내주기도 하지만, 관광특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허가를 내 준 사례가 있습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경우, 예외적으로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구역으로 지정해 옥외영업을 허용하면서 상인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옥외영업 허가로 상인들은 제도권 내에서 떳떳하게 장사할 수 있게 됐고, 도심공동화로 몸살을 앓던 을지로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이처럼 목적이 정당하다면 주민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소상공인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를 과감히 풀어주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이끌어내겠습니다.



Q 인쇄업체들의 특성 상, 점포 주변의 환경정비 문제, 특히 필동과 같이 주거지역 내의 인쇄업체들의 환경정비 개선 문제와 관련, 업체들과 구청간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사업’을 통해 이 부분을 어느 정도 개선했다고 발표하셨는데, 보다 자세한 상황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A 2016년 지역상인과의 협력을 통해 중구 마른내로 일대의 무질서한 골목을 말끔히 정리한 것이 ‘골목문화 창조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쇄와 판촉물, 이륜차 수리 등 140여 개 점포가 모여 있는 마른내로 일대는 업종 특성상 이륜차 통행이 잦지만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어 인도와 차도 구분 없이 불법주차가 만연했습니다. 게다가 점포마다 내놓은 물건과 폐지더미 등 불법적치물까지 뒤엉켜 보행자의 통행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이로 인해 제기되는 민원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이륜차를 비롯해 삼륜차까지 주차할 수 있는 전용주차장을 설치했습니다. 대상지 주변 점포주들을 설득하는 등 마른내로 상인 협의체가 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설치 후 보행여건이 확연히 개선됐고 영업 지장을 우려해 부정적이었던 인근 점포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도 상인과 구청, 경찰서 등이 합동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질서 있는 주차장 이용과 마른내로 일대 환경개선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필동 인쇄업체들이 자리하고 있는 구역은 편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도시계획법에 의하면 주거지역 1, 2종 지역은 호텔 같은 숙박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조용한 지역이며, 동네 주민들이 사용하는 근린생활시설 위주로 들어설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해당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사용하는 시설을 근린생활시설이라고 하는데, 그 가운데 인쇄가 들어 있습니다. 즉, 이 법의 취지는 해당지역 주민들이 필요한 소수, 소규모의 인쇄업을 하라는 것인데, 이것을 잘못 해석해서 인쇄공장들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잘못 탄생된 것입니다. 

인쇄업체들에게 남산 자락의 우수한 자연 환경은 꼭 필요로 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데로 집적클러스터 형식의 집단화가 맞는 거죠.

그렇다고 구청에서 나서서 지금 해당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인쇄업체들을 쫓아낼 수는 없으며, 그럴 의지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지게차 역주행과 주민들 자동차 손상, 아무렇게나 적재된 인쇄물로 인한 소통 불편, 밤낮으로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소음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질서를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문입니다.

이제 필동 인쇄업체 분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늘면서 필동지역이 문화적으로 예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필동 지역에 신규 인쇄업체의 진입은 불허할 것이며, 향후 집적클러스터의 성공적 모델이 만들어지면 좀 더 큰 폭의 발전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중구 관내 인쇄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께서 인현동에 있는 인쇄사 영업일을 하셨기 때문에 충무로 인쇄골목은 저에게도 추억이 있고, 항상 마음으로 가까운 곳입니다.

구청장으로 중구에 와서 지금까지, 을지로 일대를 명동처럼 활성화하기 위해 을지로 도시 재생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쇄, 타일도기, 조명, 공구, 가구 등  을지로에 있는 수많은 영세산업을 산업별로 특화해 갤러리로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을지로와 같은 대로변은 볼거리가 가득한 전시장으로 만들고 주문 받은 물건은 공장에서 수요자에게 직접 택배로 보내주는 시스템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창고처럼 물건을 쌓아두고 지게차, 오토바이 등으로 실어 나르는 기존의 물류 체제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처럼 도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변화를 선도하는 등 상인 스스로의 동기유발이 필요합니다.

인쇄업체들의 집적 클러스터 형식의 집단화와 같이, 관내 인쇄업체들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구청 내부 의견도 듣고, 관내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하면서 고심해 왔습니다. 

결론은,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공존하는 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효율적으로 집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청은 인쇄업체 밀집 지역의 재개발 진행에 있어 주도적으로 민간 개발자와 협의할 수 있기 때문에, 재개발이라는 변화 속에서 관내 인쇄업체들이 안정적으로 도심산업으로 새롭게 자리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항상 집적클러스터 설립을 위한 민간 개발자를 만나면 중소규모 인쇄사들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계획수립을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중요한 것은 관내 인쇄사들이 구청을 믿고 따라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청에서 집적클러스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공감하고 따라주고, 참여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닌 인쇄인 여러분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의 진척상황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이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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