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쇄계2022.11] 보다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 -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성실업 김충웅 대표이사 회장

_인터뷰_/CEO Interview

by 월간인쇄계 2023. 1. 27. 09:00

본문

창립 50주년을 맞게 되신 감회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50주년에 대한 감회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별도로 50주년 기념행사를 갖지 않고, 전 세계로 나가는 코로나 진단키트 케이스 물량 작업 등을 위해 직원들과 하루하루 바쁘게 일하다 보니 50주년 기념일이 지나갔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기념행사를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8월에 큰 태풍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큰 규모의 행사를 열지 않고, 행사를 치를 비용에 사비를 보태서 전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50주년까지 회사를 잘 이끌어 왔다는 생각도 있지만, 앞으로 5년, 10년 내에 한성실업이 보다 장기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습니다. 

회사가 잘 지켜져야 오랜 기간 함께 노력해 준 직원들도 더 오래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지금까지 인쇄 현장에 외국인 근로자를 한 명도 고용하지 않고 계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고 계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여전히 새롭게 배울 인쇄 기술이 많고, 이를 잘 배우면 안정적인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회사를 경영해 오면서 직원들의 기술 습득을 장려해 왔고, 현장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를 임시 방편으로 고용하는 일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젊은 직원들이 기술을 배우고 나서 다른 곳으로 가버리게 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보다는 우리 인쇄기술을 외국인 근로자에게 가르치지 않고 우리 젊은 친구들에게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2년부터 지금까지 인쇄 기술의 변화도 많았고 시대적으로도 여러 가지 큰 변화를 만들어낸 일들이 많았습니다. ㈜한성실업의 50년 동안에는 어떤 전환점들이 있었습니까.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발생한 이후 제약회사들의 부도로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기업들의 어음을 상환하기 위해 용산 공장을 매각해서 하루도 늦지 않게 모두 상환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별도의 담보 없이도 제지사들에게서 용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고 외환 위기를 이겨나갈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어려운 시기였지만 인쇄를 긍지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해 왔기 때문에 50주년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인 제약 케이스는 두 곳 이상의 인쇄사에서 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인쇄 현장의 운영 상태와 제품이 진열대에 놓여진 이후 1, 2년 뒤에 변질 여부에 따라 품질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한성실업은 청결한 현상 상태와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 우선으로 잉크를 선택,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케이스 변질과 관련해서도 타 업체보다 월등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제약 케이스와 독일로 수출되는 공산품 케이스도 별도의 영업 활동 없이도 오래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수출 물량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무습수 인쇄와 G7 Master 인증, FSC 인증 등과 같이 보다 높은 인쇄 품질을 구현할 수 있고, 친환경적인 인쇄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 온 것도 50년을 안정적으로 이어올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기술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회사의 기술 경쟁력으로 쌓여 보다 큰 품질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UV인쇄 기술이 국내에 소개되기 전 오프셋 인쇄로 금, 은지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작업했을 정도로 인쇄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개발된 것을 현장에 적용하고 거래처에 제안해 왔기 때문에 공장장을 비롯,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이로 인해 유한양행이나 대웅제약과 같은 여러 유명 제약업체들의 물량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창의, 협동, 성실’이라는 사훈의 가장 앞에 ‘창의’가 있는 것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와 시도를 강조하고 싶은 생각이었고, 매월 첫날 전 직원 조회에서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함께 회사를 이끌어 준 직원들 덕분에 회사가 자리하고 있는 광주시 어려운 이웃들과 대한인쇄문화협회를 통해 인쇄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직원들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최근 패키지 해외 수출에 있어, 친환경적인 측면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계십니까.

우선 기본적으로 제약 패키지 후가공에 있어 인체에 무해한 수성 무광 타입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솔제지와 유한양행이 친환경 패키지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친환경 수성 코팅만으로 비닐 코팅을 대체할 수 있어 재활용이 용이한 CCPⓝ을 적용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친환경을 위한 저희 노력을 모든 거래처에서 바로 알아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를 위한 연구와 시도를 이어갈 것이며, 고객을 포함해서 여러 분들에게 보낸 창립 50주년 기념품을 담은 패키지에도 박스의 상판 싸바리를 풀을 사용하지 않고 접어서 마무리하면서 마무리 각이 잘 표현되도록 하고, 재활용이 용이할 수 있게 종이로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저희의 기술력과 친환경에 대한 의지를 담아내려 했습니다. 

최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거나 큰 규모의 인쇄 관련 업체들은 친환경 외에도 공장 시스템 자동화에 방향성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대량 물량 작업이 많다면 공장 시스템을 자동화하기가 쉽겠지만 저희 회사와 같이 소량 다품종 물량이 많은 경우에는 시스템 자동화가 쉽지 않지만, 삼성전자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으로 1차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구축했고, 2차 고도화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높은 품질로 친환경적인 인쇄물 제작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최근 도입 계약을 체결한 독일 접착기는 다양한 크기의 박스를 작업할 수 있으며, 유럽 기업들의 후가공 기술 트렌드를 우리 직원들이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고모리 8색 인쇄기를 통해서는 보다 다양한 별색 인쇄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인쇄업계는 1, 2세대에서 2, 3세대로의 승계와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대학에 있던 인쇄 관련 학과들이 사라지고, 신구대학교만 남게 되었을 정도로 관련 교육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력난 심화에 인쇄 가격 문제까지 여러 과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오랜 기간 인쇄업계를 위해 공헌해 오신 입장에서, 인쇄 관련 단체들이 어떤 것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리 인쇄 관련 단체들이 업계와 인쇄인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기 단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업계 전체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대승적으로 함께 협력해 주길 바랍니다.

또한 인쇄를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쇄를 공부하면서 보다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졸업하고 인쇄 관련 업체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인쇄 기술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 젊은 인력들을 통해 우리 업계가 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 있는 서울인쇄조합 이사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건물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더 보태지 못하면서 조합 자산 규모를 줄이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조합이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더 늘려 나가야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인쇄 업계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원로 입장에서 이런 전망들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오히려 지금이 인쇄 업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기라고 봅니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경제 여건에서 인쇄가 없다면 제품 수출이 가능할까요. 

학생 시절 많이 하는 모형 비행기의 날개는 17g의 얇은 용지를 그라비어 인쇄로 작업했습니다. 이를 기술 연구를 통해 저희가 오프셋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듯 인쇄 관련 기술은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할 수록, 새로운 과제가 보이기 마련입니다.  

일본과 같은 인쇄 선진국일수록 배운 대로만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대 흐름을 주도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성실업에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하는 새로운 장비들을 통해서 새로운 50년을 준비할 수 있는 기술 연구와 시도를 더욱 활발하게 이어갈 것입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