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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23.03] 인쇄 원로분들과 함께 다음 세대 인쇄인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도울 것 - 서울특별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25, 26대 김남수 이사장

_인터뷰_/Special Interview

by 월간인쇄계 2023. 6.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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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한인쇄문화협회 회장 취임 이후 11년을 인쇄단체장으로 일해오셨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을 정도로 지난 11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1982년 인쇄업계에 처음 몸 담은 이후, 40대 초반부터 조합의 총무간사와 간사장을 시작으로 인쇄단체 일을 했는데, 이제 6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지만 많은 인쇄인들과 함께 우리 인쇄업계를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해 왔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지만 편안한 마음입니다. 

2011년 2월, 대한인쇄문화협회 회장직을 맡은 이후 업계 발전과 외연 확장을 위해 수행했던 인쇄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 수립과 인쇄물 수출 진흥사업 추진, 시장개척단 파견 등의 사업들이 생각나는군요.

협회장 임기 후, 여러분들의 간곡한 청에 응답하면서 시작하게 된 8년 동안의 서울인쇄조합 이사장직을 맡아 오면서 굴곡이 많았지만, 인쇄업계 인식 개선과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를 가장 앞에 두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인쇄업계를 위해 앞장섰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우리 인쇄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 앞에서 다른 산업계나 기관·단체에서 우리 인쇄인들의 입지를 낮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항상 우리 인쇄업계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도록 저 스스로부터 솔선수범했으며 적극적인 대정부 건의를 통해 조합원님들과 우리 인쇄업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중구 인쇄 특정개발진흥지구 유치, 서울시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조례 제정,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중소기업회장 취임 등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22년은 서울인쇄조합 설립 6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한 해였습니다.

이에 조합은 지난해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경영자세미나, 체육행사, 토론회를 각각 개최하여 조합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나아가 조합의 미래 비전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인쇄업계의 중심인 서울인쇄조합의 이사장으로서 어느덧 임기를 이렇게 마무리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와 함께해 주신 집행부와 조합원님들의 성원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8년 동안 이사장직을 수행해 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분들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두 번의 선거를 하면서, 몸이 불편하신데도 저에게 한 표를 주시기 위해 정기총회장을 찾아주셨던 원로 조합원님부터 항상 저를 믿어주셨던 많은 분들, 저와 함께 조합을 이끌어 주신 이사진들, 우리 조합 직원들까지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조합의 17, 18대 김종명 이사장님이 생각납니다. 

저희 아버님과 연세가 같으셨는데, 책자부회 간사장직을 맡으셨을 때부터 이사장을 하시면서 항상 올바르게 일을 처리하셨던 올곧은 모습이 제가 인쇄단체 일을 하는 동안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한국인쇄학회 조가람 박사님께도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동국대학교 RIS사업단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박사님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그 역할이 어떤 것이든 언제나 흔쾌하게 나셔주셨기 때문에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인쇄조합 이사장으로 8년 임기를 지내오시는 동안 가장 뿌듯했던 것과 아쉬웠던 것은 어떤 것이 있으셨습니까.

먼저, ‘중구 인쇄 특정개발진흥지구’를 유치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중구는 서울시 인쇄 관련 업체의 65.9%가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소공인으로 영세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이에 조합은 서울시에 인쇄산업의 발전과 보호를 위해 인쇄진흥지구 지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으며, 인쇄산업발전협의체를 조직하여 수 차례의 회의와 간담회 끝에 지난 2017년 7월 13일 우리나라 인쇄업계의 중심인 서울 중구의 충무로·을지로 일대에 ‘중구 인쇄 특정개발진흥지구’를 최종 유치했습니다.

또한, 조합 역사상 최초로 벤더사의 해외 통합고객체험센터에서 고객사가 아닌 인쇄업체들이 방문하여 다양한 정보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2017년 태국 경영자세미나’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2세 인쇄경영인의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한 경영교육 및 해외연수 프로그램 또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 중에서 가장 보람찬 사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지난 2022년 서울인쇄센터가 민간위탁에서 용역계약으로 전환되어 조합이 운영할 수 없게 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2017년 태국 경영자세미나는 당시 본격화되고 있던 디지털화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인쇄장비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던 조합원들에게 장비의 메커니즘부터 트렌드와 향후 전망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사되기까지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해외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경영자세미나였기 때문에 준비 단계에서부터 행사를 마칠 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먼저, 기획 단계에서부터 한국후지제록스(現 한국후지필름BI)와 함께 행사 직전까지 일정 및 예산을 조율하는 등 많은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조합원사 대표 및 임직원, 가족 등 300여 명이 함께 움직이는 대규모 행사다 보니 기존 경영자세미나와 달리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조합 임직원 4명과 10명의 각 조 조장이 합심하여 움직여 큰 문제없이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구체적인 사례를 떠올려보면 출국 직전 여권을 집에 두고 오신 것을 깨닫고 지인을 통해 겨우 수령하신 분도 계셨고,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태국 국영항공사인 타이항공 비행기가 연착하여 출발이 5시간 이상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때 제가 직접 항공사와 협상을 하여 조합원님들의 의견을 침착하게 전달하는 한편 담요와 물, 간식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고 불안해하시는 조합원님들을 위해 여행사 측과 조율하여 한국어로 공항 전체에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조합원님 모두가 지난 해외 경영자세미나를 돌아보시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아 뿌듯합니다.

아울러 디지털 인쇄에 대해 이론으로만 접하셨던 조합원 대표님들이 해외 경영자세미나를 통해 직접 첨단 인쇄 설비와 솔루션 등을 둘러보신 후 귀국하여 경영 현장에 적용하셨다는 사례가 늘어나 우리나라 인쇄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큰 도움이 된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CEO 및 가업승계 해외연수 프로그램 외에도 이사장 취임 초기부터 인쇄 가업을 승계하는 새로운 세대와의 접점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현재 인쇄업계는 심각한 인력난에 처해 있습니다.

일선 기장들의 나이가 평균 50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노동강도, 노후화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인쇄기술을 배우려는 신규 인력의 유입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질 인력을 양성했던 기존 인쇄학과들은 대부분 그래픽아트·시각디자인·미디어출판과 같은 이름으로 개편되어 디자인, 출판 분야를 아우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쇄업계가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인쇄업을 영위하는 현 CEO들의 가업승계를 장려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또한, 앞으로 인쇄업계는 어느덧 빠르게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인쇄인들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이에 저와 서울인쇄조합 집행부는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인쇄학과, 2세 경영자 등에 대한 경영교육과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더 나아가 정부·지자체에 가업승계 지원센터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젊은 인쇄인들은 육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들은 일견 조합원의 권익 신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앞으로 우리나라 인쇄업계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므로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2018년 JPA에서 진행한 인쇄 전문 교육 프로그램은 해외 인쇄 교육기관과 실무적인 교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사장을 역임한 8년의 임기 동안 저와 조합 집행부는 우리나라 인쇄업계가 세계 시장과 소통하고 활약할 수 있도록 매년 주요 국제 인쇄 전시회에 참관단을 파견했습니다.

또한, 중국 인쇄기자재 협회(PEIAC)를 시작으로 홍콩그래픽아트협회(2016년), 태국인쇄협회(2017년)와 업무협약을 맺어 세계적인 조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난 2018년 재팬프린팅아카데미(JPA)와 HP의 싱가포르 엑설런스 센터(CoE)에서 조합 2세 인쇄경영인이 글로벌 트렌드를 직접 경험토록 하는 해외연수를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 교류의 기회가 잠시 멈추었지만, 올해부터 해외여행이 정상화된 만큼 지금까지 조합이 맺은 인연들을 토대로 우리 조합이 앞으로 글로벌 인쇄시장의 중심으로 바로 서기를 바랍니다.

8년간 이사장으로 진행해 오신 사업들 가운데 연속성을 가지고 이어갔으면 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앞서 말했던 사업들 중 ‘2세 가업승계 사업’은 우리 인쇄업계의 밝은 미래를 마련하는 중요한 사업이므로 다음 집행부에서도 의지를 갖고 추진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8년의 임기동안 동국대학교·서울공고 등 인쇄 관련 학과와 업무협약 및 장학 사업을 매년 추진하여 산학이 서로 연계하여 인재를 육성하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산학연계 인재 육성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쇄종주국인 우리나라 인쇄기업들이 더 큰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수출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했으나 지난 임기동안 저와 집행부는 해외 홍보 영상 및 리플렛을 제작하고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직접 방문하면서 해당 국가의 인쇄 관련 기관 및 단체와 만나 우리나라 인쇄기술을 세계적으로 홍보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연속성을 갖고 다음 집행부에도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인쇄 관련 단체들이 해 나가야 할 역할에 대해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현재 우리 인쇄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가 침체일로를 향하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1.8%로 저성장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어 온 국민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세계 시장의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시장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한 산업은 큰 부가가치를 얻은 한편, 그렇지 못한 산업은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쇄단체들은 무엇보다도 인쇄업계의 미래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며 우리 인쇄업계가 미래 핵심산업이 될 수 있도록 청사진을 빠르게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쇄단체장들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새로운 의견과 생각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인쇄인들에게 우리 인쇄업계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창의적인 젊은 인쇄인들이 인쇄업에서 저마다 꿈을 찾아내고 의욕적으로 도전할 것입니다.

전임 이사장으로서 27대 신임 이사장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서울인쇄조합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협동조합입니다.

신임 이사장은 1,000여 개 사에 달하는 조합원들의 구심점으로서 모두의 뜻을 하나로 모아 우리 인쇄인들의 현안인 과당경쟁,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쇄물 제값받기 등과 같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서울인쇄조합은 설립 6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조합이 60년을 넘어 10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합원들이 서로 화합하고 단결해야 합니다.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선인들이 이룩한 업적에 뒤이어 우리나라 인쇄문화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신임 이사장님께서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1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인쇄단체장으로서 책임을 다해왔습니다. 퇴임 이후에는 잠시 저와 제 주위 사람들을 위해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까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인쇄업계를 위해서 퇴임한 선배님들과 후학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인쇄업계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했던 분들과 교류하며 업계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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