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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23.06] ‘중구 인쇄인 생존권 수호를 위한 대토론회’ 발제3. ‘청계천 을지로 지역 가치 살리기’ - 박은선 박사(도시공학 박사, 서울과학기술대 연구교수)

_인쇄업계관련_/인쇄단체 및 학회

by 월간인쇄계 2023. 8.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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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과 디자인을 했기 때문에 책을 만드는 인쇄 작업을 많이 해 왔고 2009년부터 교수가 되기 전까지 인쇄업을 하기도 했다. 

이후 도시공학으로 전공을 바꿔서 석박사 연구과정도 도시공학으로 하고 지금은 행정대학원에서 대학원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를 무시한 전면 재개발로 인해 청계천 을지로 지역 도심 제조업에 40여 년을 종사하던 사장님들은 모두 울면서 쫓겨 나갔다. 

이제 중구 인쇄인들도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목소리를 내셔야 한다. 

청계천 을지로 지역 도심 제조업체들은 별다른 조직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힘든 과정을 겪었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를 만들고 지역 가치를 알리는 활동을 통해서 서울시장과 만날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중구 인쇄인들은 서울인쇄조합이라는 조직도 있고 훨씬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고 다른 곳으로 이주할 생각을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2009년부터 직접 인쇄 출판을 했기 때문에 인쇄가 얼마나 복잡하고 힘들고 아름다운 기술인지를 잘 알고 있다. 

인쇄라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 

청계천 을지로와 같이 많은 기술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렇게 멋지고 놀라운 곳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이들을 몰아내겠다는 발상은 국가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 창피하다. 

청계천 을지로 지역에는 평균 34년의 숙련된 기술자들이 살아있는 공동 지식 창고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곳에 가치를 몰라보고 아파트 같은 걸 짓는다는 게 사실 웃기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대책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정말 많은 것을 생산하고, 창작하고, 공유하고, 그리고 그것을 전승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이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여러 해외 언론에서도 이를 다루고 있다. 

중구청에서 서울메이커스파크를 짓는다고 했기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 인쇄 쪽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게 취소되는 것을 보고 너무 황당하고 부끄러웠다. 이렇게 중요한 건물을 짓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해야 하는 것이다.

근데 이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닌 것이 재개발과 젠틀리피케이션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재개발 사업의 명목을 주거 확충이라고 하고 있지만, 2005년부터 15년 여 동안 이명박 당시 시장이 시행한 뉴타운사업으로 인해 서울시 주택 공급이 60만호가 늘었다. 하지만 집주인은 오히려 4%가 빠졌다. 

무작정 주택을 공급을 한다고 해서 집주인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집이 하나 있는 사람이 두 개를 더 샀을 뿐이고, 서울 시민의 평등에는 도움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 대책 없이 재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은 그냥 투기 정치일 뿐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 재개발 재건축 시 장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공공임대 성과를 보전해야 한다. 지난달에 이 문제를 가지고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해서 박주민 의원실과 국회 토론을 했다. 정책 요구 개선안을 말씀 드리면, 제조업과 유통 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육성해야 된다. 지금 일자리를 못 만들어서 난리인데 여기에 지금 양질의 일자리를 다 없애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서울시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역사와 사람들의 정성이나 삶의 가치나 이런 것들을 너무 쉽게 무시한다면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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