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개교한 신구대학교는 1978년 신관 및 인쇄교육관을 준공, 인쇄사진과를 인쇄과와 사진과로 분리 모집하면서 1기 모집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4월초, 신구대학교 프린트미디어과(인쇄과)가 학과 지원율이 저조함에 따라 학교 당국으로부터 2026학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1980년 1기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45년 동안 국내 인쇄 고등교육기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던 신구대학교 프린트미디어과(인쇄과)는 현재 1, 2, 3, 4학년생 80여 명이 졸업하게 되는 27학년에는 학과에서 진행하는 인쇄 관련 강의가 중단될 예정이다.
2000년 초반까지 서울과 수도권의 직업학교, 공업고등학교와 부경대학교와 중부대학교, 신구대학교 등 여러 고등교육기관에서 진행했던 국내 인쇄 교육은 이제 서울공업고등학교 그래픽아트과와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인쇄출판학과 인쇄화상전공만 남게 되었다.
오랜 기간 4천여 명이 넘는 인쇄 분야 인재를 배출해 왔던 신구대학교 프린트 미디어과는 2020년 강형곤 교수가 부임한 이후, 학과 정체성에 맞게 기존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교육 중심의 커리큘럼에 디지털 인쇄를 비롯, 다양한 인쇄 실습 과정을 더해서 인쇄 분야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월간 인쇄계는 강형곤 학과장에게 신입생 모집 중단 통보를 받기까지의 과정과 향후 바람직한 국내 인쇄 교육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3회의 정원 미달, 평균 절반 이하의 지원율 등으로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
강형곤 학과장이 부임한 2020년과 21년, 3개 반 90명이었던 학과 정원은 2개 반 70명(2022년), 1개 반 40명(2023년), 2024년과 올해는 1개 반 35명으로 축소되었다.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학령 인구 감소 추세와 2020년부터 22년 가을까지 이어졌던 코로나 팬데믹 등은 전반적인 국내 전문대학 학생 수 감소 인원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2022년과 23년, 25년까지 3회의 신입생 미달과 입학정보 박람회와 같은 신입생 모집 행사를 찾은 고등학생들의 무관심, 일반적으로 6:1 정도의 평균 학생 지원율의 절반 가량인 3:1의 신입생 하향 지원은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신구대학교 학교 당국이 프린트미디어과가 주도 산업의 변화로 신입생 대상 유망 학과가 아니라고 판단, 신입생 모집 중단 결정을 내리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되었다.
강형곤 학과장이 교수로 부임한 이후 프린트미디어과의 커리큘럼은 인쇄 관련 교과목 50%, 디자인 관련 교과목 40%, 3D 모델링 10%로 표면적으로는 이전과 변화가 없었지만, 색상 과학 과목을 추가해서 공학적인 개념을 투입했다. 그리고 디자인 관련 교과목을 순수 디자인에서 인쇄 관련 디자인으로 내용을 변경하는 교과목으로 변화시켰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고가의 인쇄 관련 기자재를 제한된 학교 예산으로 구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색상 과학의 공학적인 개념을 진행하면서 X-rite의 교재 및 기자재를 도입해서 색상 소통과 색상 관리에 대한 교과목을 개설했으며, 한국후지필름BI의 지원을 받아 디지털 장비를 도입해서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디지털 인쇄 공정과 결과물을 학교에서 제작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교과목을 변화시켰다.
또한, 전 세계 20개 인쇄 관련 학교에서 사용하는 개론서인 ‘Introduction to Graphic Communication’이라는 인쇄 기술 서적을 교재로 사용해서 최신 인쇄 개론을 학생들에게 수업을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추가적으로 FOGRA, GWG, PDF, Color와 관련된 자료를 수업에 활용해서 최신 자료를 소개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했다.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인쇄 기장이 될 수 있는 직무를 설명하고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하는 시냅스 프린트 시뮬레이터(SINAPSE Print Simulator)를 사용하는 인쇄 설비 운영에 대한 도구를 활용해서 인쇄 장비 기장 양성을 위한 노력과 함께, 교과목에서 인쇄기자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Esko(Artios CAD, Artpro+ 등), Kodak(Prinergy 등) 지원 협력을 통해서 인쇄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자재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인쇄 실무 교육 비중을 늘려나갔다.
이렇게 인쇄 실무 교육 비중을 늘려가면서 출판 디자인과 영업, 생산 관리 등이 주를 이뤘던 졸업 후 취업 진로를 인쇄 장비 공급 기업의 영업, 기술지원, 마케팅 등으로 다양화했으며, 인쇄 현장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과 해당 인쇄업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일학습병행제’와 ‘일경험 프로젝트’와 같은 지원 사업을 도입해서 출판 및 상업 인쇄업계(팩컴AAP, 프린피아, 삼원프린테크, 예인미술 등)에서 라벨(엘컴화인, 일우기획), 패키지 오프셋(신우, 미래) 연포장(한두패키지, 오리온)으로 보다 확장된 인쇄 산업 분야의 현장 직무를 찾아 나가고 있었다.

지난 4월 초, 학교 당국의 신입생 모집 중단 통보 이후, 프린트미디어과 1학년 재학생들은 1학기 끝으로 전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4~6명 정도는 전과를 결정, 6~7명 정도는 자퇴 및 휴학, 나머지 20명 정도는 정규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 예정이며, 20명 가운데 10명 정도는 인쇄 업계로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30명 정도의 2학년 학생들 가운데 10명 정도는 인쇄 업계로 취업 희망, 10명 정도는 ‘학사’ 학위 취득에 대한 부분을 미디어콘텐츠과로 편입해서 학위를 지속하고자 하고 있으며, 10명 정도는 편입과 군 입대 등으로 진로를 정리했다.
오랜 기간 대학에서 인쇄 교육을 담당한 입장에서 앞으로 국내 인쇄 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강형곤 학과장은, “국내 인쇄 교육은 디지털 전환, 융복합 산업 확대, 지속 가능성 요구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섯 가지 방향에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아래 다섯 가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디지털 기반 실무 교육 강화
전통 오프셋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UV 디지털 인쇄, MIS, AI 기반 프리프레스 자동화, 디지털 워크플로우 등 최신 기술을 실습 중심으로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졸업생들이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학 연계 및 프로젝트형 교육 확대
실제 인쇄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 캡스톤 디자인,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강화해서 교육과 산업 현장이 괴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이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인쇄, 후가공, 납품까지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서 실무 감각과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쇄+ IT+디자인 융복합 교육 체계 구축
인쇄는 더 이상 단일 산업이 아닌 스마트패키징, e북,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되고 있다. 따라서 인쇄 전공 교육과정 안에 IT, UX 디자인(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전체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의 니즈와 요구를 파악하고, 사용성을 개선하며,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디자인을 계획하고 구현하는 것), 브랜드 전략, 데이터 기반 제작 등 융복합 교육 요소를 체계적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 및 지속 가능한 인쇄 교육 도입
탄소중립, 친환경 인쇄, 생분해성 소재 등 인쇄 산업의 환경 대응 역량은 향후 경쟁력의 핵심으로, 친환경 인쇄 재료 및 공정, 수성잉크, 무용제 접착, 저에너지 후가공 방식 등에 대한 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며, 국제 친환경 인증과 기준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글로벌 인쇄 표준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교육
ISO 12647, G7, PSO 등 국제 인쇄 표준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글로벌 인쇄 산업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해외 전시회 참관, 국제 공모전 참여, 국제 경기 대회 참여 등을 장려해야 한다.
인쇄 교육이 지속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방안 마련을 위한 범 인쇄업계 차원 논의가 진행돼야

강형곤 학과장은 “2020년 교수 부임 이후, 디자인 소프트웨어 교육 중심의 커리큘럼에 다양한 종류의 인쇄 실무 교육을 통해서 보다 많은 졸업생들이 인쇄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지만, 인쇄 산업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이 지속되고, 학과 커리큘럼을 통해서 인쇄 현장 실무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취업하더라도 인쇄 현장 인력에 대한 개선되지 않는 열악한 처우 등으로 인해서, 신입생들에게 인쇄산업이 본인의 인생을 투자할 만한 가치있는 산업 분야라고 설득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하면서, “범 인쇄업계 차원에서 인쇄 교육의 지속을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와 함께 활발하게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인쇄 분야와 관련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인쇄산업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을 바꿔 나가고,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인쇄 현장 인력들의 처우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실천해서 적은 인원이라도 인쇄 기술에 대한 흥미를 가진 젊은 인력들이 인쇄 현장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반, 대학과 공업계 고등학교, 직업전문학교 등 15개의 인쇄교육기관들이 시대 변화에 따라 학과명 변경을 하던 시기에도 인쇄 관련 단체와 인쇄 기업, 인쇄교육기관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인쇄 관련 디자이너들을 위한 도서를 제외하고는 최근 발간된 인쇄 기술 서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쇄 교육과 관련된 상황은 오히려 20년 전보다 더 퇴보한 상황이다.
강형곤 학과장은 출판편집디자인과가 있는 한국폴리텍대학을 비롯해서 여러 직업학교 관계자들을 만나서 인쇄 관련 학과나 과정의 개설 가능성을 타진해 볼 계획이지만, 정규 인쇄 교육 과정을 다시 마련하기 위해서는 몇몇 인쇄학계 관계자들의 노력을 뒷받침해 줄 인쇄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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