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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계2014.04] People-신종순 교수

_인터뷰_

by 월간인쇄계 2014. 6. 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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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종이 인쇄물과 문화재 기록물 관리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중부대학교 인쇄미디어학과 신종순 교수가 지난 2월 20일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1974년 건국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신 교수는 1973년부터 1994년 중부대학교에서 강단에 서기 전까지 한국조폐공사 제지연구실에서 근무했으며 올해 20년 간의 강단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1997년 국립모스크바화상출판대학과의 국제교류협정 체결을 시작으로 인쇄분야의 수 많은 러시아 전문가들을 배출하기도 한 신종순 교수는 퇴임 후에는 ‘중부아카이브’를 열고 고문서와 각종 기록물의 복원과 보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쇄학회 회장과 기록물보존협회 초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산학연 공동연구활동 촉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신종순 교수에게 퇴임 소감과 함께 인쇄업계를 위한 조언 등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Q 그 동안 너무나 많은 활동을 하셨기에 이번 정년퇴임을 하시면서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먼저 퇴임 소감을 부탁 드립니다.
A 돌이켜 보면 저에게 지난 중부대학교 20년은 꿈같은 세월이었습니다. 한국 조폐공사에서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고 중부대학에서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게 된 것은 보면, 저에게 20이란 숫자는 인연이자 선택된 운명 같았습니다.
1994년 3월, 45세 중년의 나이에 전임강사로 첫 학교생활이 시작되었고, 다음 해인 95년에는 중부대학이 6개학과에서 21개학과로 890명의 입학정원이 대폭 증원되면서, 중부대학은 중부대학교로 승격되어 종합대학의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됩니다.
95년은 국가적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한 과거사 청산’과,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정보통신기술발달과 시·공간을 초월한 지구촌 시대가 열리게 되었고, 사회적, 경제적 국제적으로 크나큰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97년 학과교수와 관련부처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국립모스크바화상출판대학과 처음으로 국제교류협정을 체결하여 99년 3월에 저와 학생 15명은 함께 모스크바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밟아보는 하얀 눈으로 뒤덮인 모스크바는 동경의 땅이 아니라, 영하 3~40도의 혹한 추위와, 험상 굳고 무뚝뚝해 보인 러시아사람들!
그리고 언어와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하여 나와 학생들은 그곳 생활에 적응하기 매우 힘들었습니다.


▲St. Petersbug 겨울궁정 에르미타쥐 방문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해결해야 할 교육, 언어문제, 학교생활 등을 학생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니 학생들은 저를 신뢰하였고,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에서의 학생지도 경험은 제가 지금까지 학교 생활하는데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2000년 전·후를 시작으로 위기와 기회는 수레바퀴처럼 반복적으로 다가오고 지나갔습니다. 대한민국은 98년 국내 IMF와 2008년 세계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더욱 성장하는 국가로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중부대학도 교육정책 변화에 따른 학생이탈로 인하여, 2004년에는 10여 개 학과 통폐합이 진행되었으며, 2011년에 교육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묶여 학과 명칭 변경 및 통폐합 등의 위기를 경험 했지만, 시련은 구성원을 더욱 응집시키고 긴장하게. 하여 다시 굳게 일어서서 학교의 위상이 더욱더 높아지는 저력을 보여 왔습니다.
2015년부터는 일부 단과대학이 고양시로의 이전과 아울러, 2023년도까지 계속 되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감소는 우리 대학이 겪어야 할 시련과 위기일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의 변화는 시대적 요구이고, 미래에 대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의 20년의 경험에 비추어 –공동체 속의 내가 아니라 함께하는 나, -학생과 함께 고민하고, 즐기고, 사랑하는 것은 학생이 주인공인 시대에 좋은 시사점이 될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함께 시련과 고통을 분담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한층 더 무겁습니다.
흔히들 성공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 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라는 에머슨의 말을 생각해 봅니다.
최근 미국의 하버드대학생을 중심으로 70년간 개인의 역사를 추적한 관련 연구에서 ‘인간관계와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된 자세가 성공적인 노후를 이끄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내 생에서 반복되는 ‘20’이라는 숫자는 젊은 시절의 직장 생활과 중부대학에서의 교직생활, 그리고 또 다른 노년의 20년을 예정하는 시간표와 같습니다.
노년의 인생은 그냥 먹고 쉬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내가 분에 넘치도록 받은 많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는 삶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내가 쌓았던 조그만 업적과 경험은 내 주위에서 함께 살아 온 공동체 사람들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그 동안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선물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그 동안 베풀어주신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제 정든 교정을 떠나면서, 지난 20년간 중부인으로서의 학교생활은 자랑스럽고, 즐거웠고, 행복 했습니다. 그 동안 재임 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교수님, 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중부대학교가 계속 발전하여 중부권의 명문사학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Moscow State University of Printing Arts 강의

▲Moscow State University of Printing Art 학장회의


 
Q 학과 설립 초기부터 추진하신 러시아와의 교류활동은 인력양성과 교류사업의 확대 측면에서 업계 전체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도적으로 추진하신 입장에서 어떻게 회고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지금까지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러시아 모스크바 화상출판대학교에서 1학기 또는 1년 동안 유학하면서 러시아의 경제·문화를 알고 유럽식 인쇄기술을 공부했습니다. 중부대학교 인쇄미디어학과는 국내에서 러시아와의 학생교류가 가장 활발한 학과이고 러시아 관련 전문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남·북한 분단의 영향으로 러시아와의 교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통일시대가 열리게 되면 우리 학생들의 러시아에 대한 경험과 견문은 한·러 관계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종이 인쇄물 복원 전문가로 평양을 방문하기도 하셨는데요, 남북간 통일 이후가 언급되고 있는 요즘, 교류를 하게 된다면 인쇄분야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2008년 10월에는 북한 민화협의 초청으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남·북한 자료교환 및 보존기술 교류’로 평양을 1주일간 방문했습니다. 개성에서 태어난 저는 60년 만에 밟은 북녘 땅이라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습니다.
인쇄 관련된 북한의 인쇄기술은 낙후되어 있으며, 국내 1960년도의 기술 수준으로 대부분 책들이 신문용지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경제여건이 어려워서 인쇄기기 및 인재재료의 보급이 원활지 못한 점으로 판단됩니다. 통일을 대비한 준비는 국가적, 민간차원에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 이후에는 각 산업 분야에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인쇄분야는 문화와 관련된 산업이므로 민간차원에서 교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만이 통일 후에 마스터플랜이 이루어져 인쇄업계가 활성화 되리라 생각됩니다.
민간차원에서 정치적인 것을 배제한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북한이 갖고 있는 자료의 교환을 통해 출판, 인쇄하여 보급하는 사업, 인쇄기술, 국내에 활용되지 않는 인쇄기계, 인쇄재료 공급을 도와주는 등의 상호간 지속적인 교류를 계속한다면 통일을 앞당기고 인쇄산업의 발전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Moscow 국영 신문사 방문

 

Q 한국인쇄학회 회장으로 재임하시기도 하셨습니다. 학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현재 학회장이신 오성상 회장께서 활성화를 위한 많은 활동이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발전되리라 생각됩니다.
조언을 하자면 인쇄산업이 다소 침체되고는 있지만 인쇄 관련된 새로운 산업은 전자인쇄분야, 포장관련산업, e-book, 디지털 인쇄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으므로 산, 학, 연이 함께 모여 각분과별로 지속적인 활동을 모색하여 문제점 및 발전방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됩니다.
 
Q 최근 인쇄업계에 많은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긍정적인 전망은 많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하계에 계셨던 입장에서 국내인쇄업계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쇄산업이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으므로 새로운 산업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가 있어야 하겠지요. 기존인쇄는 대형화되면서, e-book을 위한 콘텐츠 개발과 기존인쇄와의 병행이 시도 되어야만 할 것이고, 특수인쇄분야(디지털인쇄, 전자인쇄, 포장인쇄, 플렉소인쇄)는 다양한 소비자를 위한 제품개발이 이루어져야 만이 인쇄산업이 활력을 찾을 것 같습니다. 포장산업도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그라비아 인쇄도 플렉소 인쇄로 서서히 바뀌고 있는 추세이므로 먼저 기술개발과 고객확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위기는 기회이고 수많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산업가 변화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e-book 시대가 이미 왔기 때문에 변화의 폭은 커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Q 향후 교수님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정년 퇴임 후에도 항상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해 왔던 인쇄출판, 각종 기록물 보존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중부대학교 내 창업보육센터에 각종 기록물 복원과 보전을 위한 연구센터
‘중부아카이브’를 열고 문화재와 기록물 보존을 위한 학문연구를 진행하게 되며 이곳에서 고문서와 각종 기록물의 복원 및 보존을 통해 자칫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소중한 자료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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